개인회생과 개인파산 유사점 많지만
4대보험·조세채무 면책 여부 등 판이
자신의 현실 제대로 파악 후 신청해야

 

이민호 변호사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에 대해 용어 자체는 이미 세상에 많이 알려져 있지만 아직도 제대로는 잘 모르는 것 같아 이번 기회에 좀 더 자세히 소개해보고자 한다. 

상담을 해보면 사람들은 개인파산에 대해 다소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고, 이로 인해 개인회생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아마 회생보다는 파산이라는 어감이 주는 부정적인 면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고, 개인회생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일부라도 채무변제를 해나가는 것이 더 떳떳할 것 같다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인 것 같다.

개인회생이든 개인파산이든 신청하는 것은 자유지만 사실 본인이 원한다고 해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법이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절차 선택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각 제도가 어떤 차이점이 있고, 유사점이 있는지부터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회생 제도는 기업 및 개인의 계약 불이행이 발생했을 때 도산 등을 피하기 위해 채무자와 채권자가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일종의 개인워크아웃 제도다. 기업 또는 개인의 장래 수입성을  법원이 판단해 월평균 생계비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 전부를 3년 즉 36개월 동안 변제하면서 나머지 채무를 면책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개인회생절차를 밟기 위해선 그 자격이 갖춰져야 하는데 채무자는 장래 계속적으로 일정한 수입이 있는 ‘급여, 영업 소득자’로 무담보 채무 5억 원, 담보부 채무 10억 이하여야 한다. 또한 지급불능의 상태에 있거나, 지급불능 상태가 발생할 염려가 있는 개인만이 신청 가능하다. 

즉 개인회생절차는 일정한 채무 요건에 해당하는 장래 계속적으로 일정한 수입이 있는 채무자가 일정한 기간인 36개월간 전체 채무금액에서 일부만 변제하는 일정한 조건인 변제계획을 법원으로부터 인가받아 그 조건을 36개월간 잘 이행한 이후 법원에 다시 면책절차를 신청, 법원으로부터 면책결정을 받게 되면 나머지 채무 전부가 탕감되는 구조인 것이다.

법원은 변제계획을 인가함에 있어서 채무자의 수입 및 기본재산, 배우자의 재산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해 변제할 채무의 범위 및 매월 변제금액을 살펴보게 된다. 

따라서 엄밀하게 말하자면 변제계획인가 및 그 이행을 내용으로 하는 개인회생절차와 뒤이어서 진행되는 면책절차의 이중구조가 결합된 것이라 할 것이다.  

개인회생절차는 쉽게 말해 생계비를 제외하고도 빚을 일부라도 지속적으로 갚을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수입이 있고 지켜야 할, 그리고 지키고 싶은 어느 정도의 기본적 재산이 있는 경우에 채무자들이 이용할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는 제도다.

그리고 개인회생 절차에서는 조세채무와 4대보험 채무를 우선적으로 변제하는 내용으로 변제계획을 작성하게 되므로 금융채무나 사채 뿐만 아니라 조세채무 등까지 해결하고자 하는 경우에 유용한 제도이기도 하다.

이에 반해 개인파산제도는 개인이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 경우와 일정한 수입도 없을 때 채무 정리를 위해 스스로 파산신청을 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이는 채권자가 채권을 변제 받도록 보장함과 동시에 채무자는 남아 있는 채무에 대한 변제 책임을 면제받아 경제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파산선고 시점 기준 청산할 재산이 있다면 이를 청산해 채권자들에게 공평분배하고, 청산할 재산이 없으면 채무자에 대한 빚을 탕감하는 면책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개인파산제도도 개인파산선고절차와 면책절차의 이중구조가 결합된 것이지만, 개인회생제도와는 달리 청산할 재산이 없으면 파산선고와 동시에 절차를 폐지하는 동시폐지절차가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면책절차는 파산신청과 동시에 신청하거나 최소한 파산선고 시점 이후 1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는 점에선 차이가 있다.

개인파산절차는 쉽게 말해 더 이상 지킬 기본재산이 없거나 기본재산이 있더라도 모두 청산해서 채권자들에게 소위 빚잔치를 하는 대신 그 댓가로 나머지 빚을 탕감받기 위한 절차인 것이다.  그러나 개인파산절차는 조세채무나 4대보험 등은 면책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개인회생절차와는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최소한 위와 같은 기본적인 점은 알고 자신이 어떤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상태인지부터 점검해보는 것이 제대로 된 고민 해결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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