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4·27 남북정상회담’ 앞두고 미리 가 본 판문점

‘평화의 집’ 리모델링 공사 한창… 회담장 2층·연회장 3층에
1976년 ‘도끼만행 사건’ 이후 판문점 내 남북 군사분계선 그어져
김정은 MDL 넘어 T1·T2 사이·T2·T3 사이 통로 이용할 듯

세기의 이벤트인 ‘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18일, 정상회담 장소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 최고지도자를 맞을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세기의 이벤트인 ‘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18일, 정상회담 장소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 최고지도자를 맞을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제 8일 뒤면 한반도 비핵화 명운을 건 담판이 이뤄질 곳이지만, 외부에서 바라본 평화의 집은 삼엄한 경비 대신 작업인부 몇몇이 오가는 등 평화로운 일상이 이뤄지고 있었다. 

청와대는 이날 내·외신 언론사 취재진 300여 명을 대상으로 ‘판문점 프레스 투어’를 실시했다.
 
취재진들은 평화의 집 외부를 비롯해 자유의 집 내부, 통상 ‘T2’로 불리는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등을 둘러봤다. 애초 청와대는 평화의 집 내부도 공개할 방침이었지만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내부 공개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상회담장은 평화의 집 2층에 마련되며, 3층은 오·만찬이 가능한 연회장으로 꾸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문점(板門店)이라는 명칭은 이 지역의 원래 지명인 ‘널문리’에서 유래했다. 판문점의 판(板)은 널문리의 ‘널’을 의미하고 점(店)은 주막을 뜻한다. 

1951년 9월 유엔군 대표들은 중국군 대표들이 회담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널문리의 한 이름없는 주막에 ‘판문점’이라는 간판을 걸어뒀는데 여기서 판문점이라는 명칭이 유래했다고 한다. 

원래 판문점 내에서는 남북의 경계가 없었으나 1976년 ‘도끼만행 사건’ 이후 판문점 내에도 군사분계선(MDL)이 그어졌다. 

양측 군사정전위원회는 T1·T2·T3 회담장 사이에는 폭 50㎝, 높이 5㎝의 콘크리트 연석을, 회담장 바깥에는 10m 간격으로 높이 1m의 말뚝을 설치해 군사분계선을 표시했다. 이로써 판문점 내부가 남측 구역과 북측 구역으로 나뉘게 됐다. 

판문점 내 우리 남측 구역에는 ‘평화의 집’과 ‘자유의 집’이 자리하고 있다. MDL을 사이에 두고 평화의 집은 북측 통일각과 대칭되고, 자유의 집은 판문각을 마주 보는 구조다. 

자유의 집 내부로 들어가 계단을 올라 2층에 들어서니 눈앞에 자유의 집 뒤쪽으로 이어진 출구가 보였다. 그 출구를 통해 외부로 나가니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통해 눈에 익은 장면이 펼쳐졌다. 

정면에 북한의 판문각이 있었고 자유의 집과 판문각 사이에 하늘색 건물 3채가 서 있었다. 건물 사이로 난 폭 5m가량의 좁은 길옆에는 한국군과 미군 병사 1명이 부동자세로 서 있었다. 

이 하늘색 건물들이 바로 T1·T2·T3로 불리는 회담장 건물이다. T1은 중립국감독위원회 회담장, T2는 군사정전위원회 회담장, T3는 실무장교 회담장이다. ‘T’는 ‘임시’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Temporary’의 약자다. 처음 이 회담장을 설치할 때는 누구도 이렇게 오랫동안 사용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 ‘임시’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T1과 T2, T2와 T3 사이에 난 좁은 통로 한가운데는 MDL을 의미하는 연석들이 놓여있었다. MDL은 회담장 내부에도 존재하는데, 회담장 한가운데 놓인 테이블의 마이크 줄이 회담장 내 MDL의 역할을 한다. 

현재로서는 회담장 사이로 난 통로 2개가 걸어서 MDL을 넘을 수 있는 판문점 내 유일한 통로다. 때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역시 걸어서 MDL을 넘어온다면 T1·T2 사이 통로나 T2·T3 사이 통로 중 한 곳을 이용하게 된다. 

영화와 다른 점은 남북의 병사들이 통로 반대편에 마주 보고 서서 대치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는 거다. 평상시에는 남북 모두 통로 끝에서 경계근무를 서지 않고 카메라를 통해 서로를 감시하기 때문이란다. 

지난해 11월 북한군 오청성 씨가 판문점을 통해 귀순했을 때 그와 북한군의 움직임을 추적·촬영한 카메라들이 판문점 곳곳에 설치돼 있다는 것이다. 

취재진을 안내한 김영규 유엔군사령부 공보관은 “지금 근무를 서고 있는 병사들은 우리를 지키기 위해 나온 것”이라며 “북한군도 행사가 있거나 우리처럼 관광객이 오면 그들을 지키기 위해 경계근무를 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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