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센 사람이 된다는 것은 마치 교양 있는 여성이 되는 것과 같다. 만약 당신 스스로가 힘이 세다고 말하고 싶다면, 당신은 힘이 없는 것이다.” 폭언과 폭력을 통해 자신의 지위를 입증하려는 사람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말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심리학에서 ‘공격적·방어적 성향’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공격과 방어는 반대 말이기 때문에 그 말 자체가 모순이다. 그러면 왜 공격적인 것이 방어적일까? 회의에서 자주 고성을 지르거나 심지어 물건을 던지기까지 하는 극도의 공격적 성향을 보이는 사람의 내부에는 자신을 방어하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

개가 공격적으로 짓는 것이 두려움의 표시인 것과 마찬가지이다. 나와 다른 의견을 표시하는 것이 혹시 자신을 무시하는 것은 아닐까와 같은 방어적 심리를 공격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익숙해진 것이다. 공격적-방어적 성향 중에서도 권력 성향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지위에 집착하며, 상대방이나 상황이 자신의 뜻대로 통제되지 않을 경우 심리적으로 두려움을 느끼며 분노로 표출한다.

대한민국은 아이가 있는 집마다 귀한 아이들로 넘친다. 부유층 가정 아이들만 귀하게 자라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중산층 생활 수준은 궁핍했던 시절 부유층이 누렸던 수준을 월등히 넘었다.

풍족하게, 귀하게, 적절한 좌절 없이 귀하게만 자라면 자기밖에 모른다. 남의 입장과 심정을 모르거나 무시하게 된다. 그런 아이들은 성격장애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기애(自己愛) 성향이 과도하게 발달한다. 그러니 다른 사람, 사회, 국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직원에게 물이든 컵을 던져 ‘갑질’ 논란에 오른 대한항공 3세도 분노 조절 장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세상에 스스로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자기애 성향이 큰 사람은 충동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 특히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갑자기 욕설이나 고함을 지르는 ‘분노 조절 장애’ 환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곳곳에 ‘걸어 다니는 폭탄’이 폭발 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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