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918~1392)건국 1,100주년을 맞아 울산의 고려시대 역사문화에 대해 살펴보는 특별전 ‘고려시대 헌양, 언양’이 23일 개막하고 24일부터 본격적인 전시에 들어갔다.전시는 8월26일까지 4개월 동안 이어진다. 지난 23일 열린 개막식에는 궂은 날씨에도 주요 박물관 관계자와 울산의 향토사학자, 문화계 인사, 언양김씨 후손, 울산시문화관광해설사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고려시대 울산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했다. 전시는 일반인이 잘 몰랐던 고려시대, 울주의 위상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헌양현(언양현)의 중심지였던 천전리 유적 객사 유구와 청자가 전시된 모습과 (작은사진)울주 천전리 유적 고려시대 건물지 출토 ‘객사'명 기와.

 

 

신형석관장이 관람객들에게 전시해설을 하고 있다.

 

 

동남권서 가장 위상 높았던 고을
◆고려시대, 울주의 위상 소개 

“고려시대, 울주는 동남권에서 가장 위상이 높았던 고을이다”. 

대곡박물관, 2018년 제1차 특별전 ‘고려시대 헌양, 언양’개막식에서 신형석 대곡박물관장은 이렇게 말했다. 

고려시대, 울산지역은 흥려부(흥례부)-울주, 헌양현-언양현, 경주에 속한 두동면·두서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울주는 헌양현·동래현·기장현을 속현으로 거느릴 정도였다. 이번 전시에서 호족으로 성장해 신학성(神鶴城)장군으로 불리면서 흥려부(흥례부)의 지배자가 된 박윤웅의 고려 귀부와 고려 성종의 울산(태화루) 방문에 대한 문헌자료를 전시하면서 고려시대 동남권 지역에서 위세를 떨쳤던 울산의 위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고려시대 건물지 10동 등 발굴
◆천전리 객사 유적, 일반 첫 공개 

헌양현(언양현)의 중심지였던 울주군 상북면 천전리 유적이 2010년 한국문물연구원의 발굴이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전국적으로 고려시대 객사를 비롯한 관아 건물지는 발굴사례가 많지 않아, 천전리 유적은 중요한 발굴성과다. 

발굴조사에서는 고려시대 건물지 10동, 담장, 보도시설과 삼국시대 수혈 4기 등이 확인 됐고,유물은 기와류, 청자류, 토·도기류 등이 나왔다. 

특히 여러 점이 출토된 ‘객사(客舍)’명 기와는 당시 울주와 다른 행정구역이었던 헌양현(언양현)의 객사와 관아가 있었음을 알려준다. 전시에는 천전리 유적 발굴 모습을 담은 사진과 청자류, 여러 문양이 있는 기와를 만날 수 있었다. 

위열공·포은, 지역에 큰 영향
◆고려시대, 울산인물 김취려·정몽주 

이번 특별전에는 고려시대 언양현과 관련된 인물로 위열공 김취려(金就礪, 1172~1234)와 포은 정몽주(鄭夢周, 1337~1392)에 대해서도 전시하고 있다. 

언양 김씨인 김취려는 뛰어난 지략과 용병술로 거란을 물리쳤고, 당시 세력을 확장하던 몽골과 평화 관계를 체결해 나라를 보호했다. 정몽주는 1375년 친원배명(親元排明) 정책에 반대하다 언양현으로 유배를 왔는데 반구대에 들러 시름을 달랬으며, 시 1수가 남아 있다. 포은은 이후 울산 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시에는 ‘언양김씨 세보’, ‘포은선생문집’ 등이 펼쳐졌다. 

개막식에서 만난 언양김씨 울산종친회 김억근 회장은 “울산의 인물인 김취려장군의 업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만큼 울산시민들이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찾아와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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