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하면서 이류 가수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반면 일류 가수는 음반을 판매해 돈방석에 앉을 수 있었다. 철조망이 등장하면서 토지가 사적 소유라는 관념이 굳어지게 됐다.

미국 서부에서는 18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자기 토지의 경계를 표시하여 자기 농작물을 가축 떼나 야생동물로부터 보호할 수 없었다. 울타리가 튼튼하지 못하면 대평원에서의 대규모 영농이 불가능했다. 농사를 포기하고 동부로 되돌아가는 농부들이 많았다.

뉴햄프셔 태생의 농부 조셉 F. 글리든은 어느날 가시가 달린 철사를 이용한 울타리를 창안해냈다. 1874년 11월 24일 철조망 특허권을 따냈다. 이후 1900년까지 목장주들이 자기 토지를 지키기 위해 본격적으로 철조망을 치기 시작했다. 철조망은 개척 시대 미국 서부의 역사를 바꿔 놓았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963년 휴전협정 후 65년간 철조망으로 갇혀 있던 민통선과 비무장지대(DMZ) 토지 시장이 봄날을 맞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접경지역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수요가 몰리면서 이미 매물 품귀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민통선 내 토지가 외곽 땅값을 끌어올리고 그 여파로 민통선 내 땅값이 다시 오르는 연쇄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달 전 3.3㎡당 1만원 선이었던 DMZ  내 대성마을 인근 토지가 8배나 오른 8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들 지역 땅값이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건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린 2월부터다. 남북 화해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면서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그러다 남북정상회담 결정 소식에 ‘폭발’ 했다.

보수정권 10년 동안 맥을 추지 못했던 철조망 속 땅값이 남북 대화 분위기가 한창이던 2004~2007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민통선 일대 토지는 대부분 자연보호구역으로 묶여 있거나 용도제약지역이다. 이처럼 활용 가치가 낮아 정상회담 이슈가 지나가고 나면 현금화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경고도 있다. 과대평가된 철조망 속 땅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