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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시] 고려 엉겅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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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훈실 시인
  • 승인 2018.05.15 22:30
  • 댓글 0

곤드레 나물 축제
네이버 검색란에 곤드레가 지천이다 연한 잎이 커서처럼 퍼진다  
 
기차가 설 때마다 사람들이 쏟아진다  
허기가 시장으로 몰려온다 잎의 시절에 걸터앉아 곤드레 나물을 비빈다 간장과 깨소금을 더해 입 위에 입들이 포개지는 봄,

푸성귀는 시간의 구석을 키운다  
하루치의 잎사귀는 하루씩 꽃대를 올려

늦가을 곤드레 밭, 보랏빛 엉겅퀴 꽃이 사방에서 터진다 
식물학자들은 비로소 고려 엉겅퀴라 한다 잎의 시절, 한 번도 

짐작 못한 대전(帶電)이 꽃과 나를 관통 한다 
 
엉겅퀴를 곤드레로 착란한 순간
온 몸이 감전된다

꽃의 계절을 싹둑 
자른 죄

어떤 과오는   
꽃으로 갚는다는 걸, 나는 몰랐다

 

고훈실 시인

◆ 詩이야기 : 어느 해 가을 정선 민둥산엘 갔다. 엉겅퀴와 비슷하나 사납지 않고 보라색도 숨이 잦아 단아함을 띠고 있는 꽃밭을 발견했다. 꽃 이름이 곤드레 나물이란다 맙소사! 강원도에 가면 장터마다 넘치던 그 흔한 나물이 보라색 꽃을 단 화초였다니…. 곤드레, 아니 고려 엉겅퀴는 내 무지와 무관심을 질타하듯 늦가을 저녁 한 방을 날렸다. 우리는 무언가를 기다리거나 오래 들여다보지 않는다. 너와 네가 서로를 궁구하는 것, 따뜻한 시선을 오래 보내는 일이 절실하다. 무지와 무관심의 늪을 벗어날 때 만물은 윤이 날 것이다.

◆ 약력 : 고훈실 시인은 제주에서 나고 문학을 전공했다. 2010년 시문학 등단. 시집 『3과4』출간.『시를 위한 알레그로』. 시in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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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훈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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