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다윗의 별’이 예루살렘을 가득 메웠다. 5월 13일 51주년을 맞은 ‘예루살렘의 날’을 맞아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깃발(다윗의 별)을 들고 예루살렘의 시청 앞 거리로 모여들었다. 예루살렘의 날은 이스라엘이 1967년 아랍 국가들과 ‘6일 전쟁’(3차 중동 전쟁)에서 승리한 뒤 동(東) 예루살렘을 강제 병합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5월 14일 주 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했다. 팔레스타인은 이에 반발, 요르단강 서안 주요도시에서 대규모 반(反) 이스라엘 시위에 나서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유대인은 약 2000년 전 로마군에 마사다 요새를 함락당한 뒤 세계 곳곳으로 흩어져 온갖 박해를 받는 디아스포라(이산·유랑) 신세가 됐다. 2차 세계대전 때는 나치 독일에 의해 600만명이 희생됐다. 홀로코스트(대학살)의 악몽은 되레 이스라엘 건국의 원동력이 됐다.

2차대전 중 민족 지도자 벤 구리온은 영국과 협상을 통해 옛 유대 땅에 이스라엘 건국을 약속 받았다. 이때 유대 금융의 ‘큰손’ 로스차일드 가문은 영국에 전쟁 비용을 제공해 측면 지원에 나섰다.

1948년 건국한 이스라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해 아랍 연합군의 공격으로 시작된 1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로 1973년 4차 중동전까지 전면전을 여러 차례 치렀다. 지금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이란, 시리아 등과 끝없는 분쟁을 겪고 있다.

22개 아랍국가 중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맺은 나라는 이집트와 요르단 뿐이다. 사방을 포위한 적과 싸워 이기고 경제를 발전시킨 힘은 뛰어난 인재와 기술력이다. 이 덕분에 인구 800만 명의 전라남북도만한 사막 국가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변모시켰다.

이스라엘은 지난 1948년 한반도 유일 합법 정부가 된 대한민국과 똑같이 건국 7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건국절 논쟁’으로 국력을 허비하고 있는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5000년 이상 지속된 민족의 역사와 2차 세계대전 이후 기적적 성장 경제 성장의 밑거름이 된 교육열은 닮았으나 분열만 거듭하는 우리는 너무나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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