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人 모여라! 울산 동호회 열전] 울산마라톤동호회 ‘달리는 사람들’
2001년 결성 18년째 ‘달림이’
20~70대 매주 3회 정기모임
태화강변 중심 시원한 질주
육체적•정신 건강까지 챙겨
팀내 트레이너마스터 운영
울산최고 명품 마라톤 클럽
전국 메이저대회 꾸준히 참가
지구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경기 ‘마라톤’. 그리스와 페르시아 전쟁에서 자국의 승전보를 알리기 위해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 40km 거리를 달린 게 기원이다. 한 땐 황영조, 손기정, 이봉주 등 마라톤 영웅들의 모습을 보며 함께 눈물 흘렸다. 울산에서도 달리기 그 이상의 의미 가진 레이스를 펼치는 사람들이 있다. ‘울산人 모여라! 울산 동호회 열전’ 19번째는 마라톤동호회 ‘달리는 사람들’이다.
◆‘달리기’로 만난 울산 사람들
울산마라톤동호회 ‘달리는 사람들’은 IMF전후 한국 사회에 불었던 마라톤 붐을 타면서 지난 2001년 3월에 결성됐다.
‘함께 달리면 즐거운 세상’을 캐치프레이즈로 활동을 이어온 지 20년 가까이. 장수동호회인 만큼 울산지역에서 ‘달리는 사람들’ 또는 ‘달사’라고 하면 대부분 알 정도다.
현재는 김두섭 회장을 필두로 98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데, 20대부터 70대까지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화·목·일요일, 주 3회마다 정기모임을 실시한다. 화요일과 목요일의 집결시간은 오후 7시. 일요일은 날이 더운 여름엔 오전 6시, 해가 늦게 뜨는 겨울에는 오전 7시에 모인다.
무엇보다 모임에 참여하는 회원들이 많아 남구 강변그린빌 인근에 위치한 태화강변 징검다리에서, 중구 동천보조구장, 동구 서부축구운동장 들에서 주로 뛴다.
이밖에도 연초에는 무사 달리기를 위한 달신제, 상·하반기 2차례 필수대회참가, 여름체육대회, 한마음행사 등 즐거운 운동을 위해 체계적으로 운영 중이다.
◆‘건강’ 챙기고 ‘추억’ 덤으로
이들이 달리기를 통해 얻고 싶은 건 뭘까. 건강은 기본이다. 시원한 공기 마시며 달림으로써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까지 챙기겠다는 거다.
또, 이를 통해 계획성 있는 삶도 얻고 싶다. 회원들은 “뛰면서 스스로 목표를 계획하고 달성하고 꿈을 이뤄 나가는 계획성 있는 삶을 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함께하는 추억은 동호회 활동에 있어 가장 소중한 점이다. 해마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대회에 단체 참가하며, 지역 명소도 구경하고 특산품도 맛보며 즐거운 추억을 하나씩 쌓아가기 때문이다.
◆잘 뛰는 만큼 길고 오래 간다
‘달사’는 회장, 수석부회장, 사무국, 훈련국, 홍보국 등 자체 시스템을 만들어 체계적인 역할분담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트레이너마스터를 적극 운영 중이다. 각종 메이저 대회에서 수상을 도맡고 있는 엘리트 선수급 신정식 회원이 그 역할인데, 회원들의 달리기를 전반적으로 지도한다. 또, 홍보코디네이터라는 직책을 둔 덕분에 달리기에 관심 있거나 함께 뛰고 싶은 신입회원들의 가입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이들은 “주말에는 쉬고 싶기도 하고 피곤하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서 회원들과 함께 뛰고 이야기하면 아침부터 무언가를 이뤄냈다는 생각에 정말 뿌듯하다”며 “체코의 전설적인 마라토너 에밀 자토펙이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달린다’고 말했듯이, 회원들은 이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활동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달사’가 18년째 잘 운영되고 울산 최고의 명품 마라톤클럽으로 성장한 비결은 ‘사랑’”이라며 “늘 회원들은 ‘가족 같은 분위기’ ‘달사는 사랑입니다’라는 말을 자주 하고, 회원 간의 배려심이 가득하다”고 힘줘서 말했다.
◆살아있는 순간을 느끼는 ‘마라톤’의 매력
회원들은 마라톤의 매력은 한 가지로 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중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바로 ‘성취감’이다. 빠르게 뛰다보면 숨이 차면서 한계를 느끼지만, 정신력으로 이겨내며 완주했을 때의 기분은 중독성 가득하다고.
회원들은 “경쟁상대가 아닌 자신과의 싸움에서 나만의 호흡과 리듬으로 거친 숨 내쉬며 달리는 순간, 살아있음을 절실하게 느낀다”며 “그만큼 역동적이고 정직한 운동”이라고 전했다.
또한, 마라톤은 복잡한 현대사회 살아가면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마치 수도자가 돼 명상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열심히 달리면서 잡념은 떨쳐버리고 삶에 대한 다짐과 희망, 열정을 품는다는 거다.
◆전국 최고의 명문 마라톤동호회를 꿈꾸다
회원들은 ‘달사’ 안에서 인간미 느끼며 사람 통해 얻는 희망과 행복이 넘쳐난다고 자부한다.
이들은 “나이가 들어 현역에서 은퇴하더라도 언제든 주3회 갈 수 있는 곳으로 성장시키고 싶다”며 “온 가족이 대를 이어 활동하고 함께하는 동호회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울산지역을 넘어서 전국 최고의 명문동호회를 꿈꾼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의 달사처럼 이대로만 가는 게 달사의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회원단합은 물론 메이저 마라톤대회에 꾸준히 참가하며 좋은 성적과 활동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다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