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 소장

각양각색 형태의 프랜차이즈들 창업주 유혹
창업은 판매량 높다고 고수익 보장되지 않아
판매전략·비용 꼼꼼하게 따져보고 결정해야

 

베이버부머들이 퇴직을 하면서 창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창업의 기본은 얼마만큼 판매를 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러나 많이 판다고 반드시 많이 남는 것은 아니다. 많이 팔면 파는 사람이 좋아야 하는데, 오히려 파는 사람은 고생만 하고 원재료 공급하는 자들만 돈을 버는 것이 저가형의 일반적인 형태이다. 무한리필과 같은 아이템이 불경기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에서 저가로 판매하는 곳도 있다. 만약 저가 전략을 추진할 경우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창업비용을 줄여야 하고, 다음은 비용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공급량이 늘어날 경우 공급 비용을 줄여줘야 한다. 이 3가지 원칙이 무너지면 저가로 판매하는 가맹점주는 고생만 하고 돈을 벌기는 어렵다. 저가 커피 브랜드 중 대표적인 것으로 B다방을 들 수 있다. 이 브랜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창업자가 직접 점포를 운영하는 경우보다 종업원이 운영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창업자가 할 일이 없는 형태의 창업을 필자는 진정한 창업이라 하지 않는다. 창업은 자신의 일자리를 자신의 돈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창업자가 일을 하지 않는 형태의 창업을 투자형 창업이라고도 하는데, 필자는 일종의 머니게임이라 본다. 창업의 지속 여부는 반드시 손익으로만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다시 열정을 다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 진정한 창업이다. 생과일 주스전문점 쥬씨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 할 수 있다. 

저가전략으로 성공한 사례도 있다. H치킨이다. 이 브랜드는 원가율이 60%이다. 외식업에서 원가율 60%는 성공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브랜드는 한때 가맹점주와 소비자 만족도가 상당히 높게 평가된 적이 있다. 이유는 초기 창업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 때문이다. 그리고 배달 전문점이기 때문에 임차비용이 비싼 곳 보다 싼 뒷골목에서도 개점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존할 수 있으며, 지속운영과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싸게 팔지만 점주가 직접 조리하고 임차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버티는 힘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최근에 모 커피 브랜드에서는 가맹점 사업자에게 인테리어를 무료로 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 점을 대대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홈페이지 상에서는 모든 인테리어를 무료로 해 주는 것처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목공사만 무료라고 한다.

프랜차이즈 업체가 이런 식으로 사업을 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필자는 두 가지로 추정하고 있다. 먼저 하나는 외형을 키워서 브랜드를 파는 것, 또 하나는 커피를 저가로 팔기 때문에 원재료 공급으로 사전에 충당한 비용을 상쇄하는 것이다. 사실이 이렇다면 두 가지 이유 모두 정의롭지 못하다. 

문제는 가맹점 사업자이다. 대부분 하루에 커피 100잔을 파는 것도 쉽지 않다. 그리고 그 이상을 판다고 하더라도 판매에 든 여러 비용을 제외하면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기대하기 어려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일에 대한 에너지기 약해지면서 지속 운영이 어려워 질 수도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세상에 이유 없는 선심은 없다. 싸다고 덥석 물지 말고, 장사가 잘된다고 덥석 물지 말고, 반드시 이것저것 따져보고 검토해 보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다. 

창업은 단기간에 성패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오래 버는 것이 진짜 창업이다. 특히 프랜차이즈 본부는 가맹점 사업자의 눈을 어지럽게 해서 잘못된 판단을 유도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될 것이다. 상생은 본사보다 가맹점의 생존이 먼저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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