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으로 당론 권고한 민주 일부 의원 다른 당 다니며 "반대표 던지자" 설득
야당 의원들 "특권 내려놓자더니 여소야대 극복할 생각조차 안 해"

(노컷뉴스 자료사진)

국회가 21일 자유한국당 홍문종, 염동열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모두 부결됐다. 특히 염동열 의원의 경우 가결을 당론으로 권고했던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이탈표가 무려 40표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의 경우 체포동의안 찬성이 129표로 반대 141표보다 12표 적었으며 염 의원은 98표로 반대 172표보다 무려 74표나 적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표결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은 116명이다.

당론으로 찬성을 결정한 민주평화당 14표와 평화당과 뜻을 함께 하는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3표, 정의당 6표, 민중당 1표, 무소속 3표 등 범진보진영의 표를 합하면 민주당을 제외한 체포동의안 찬성표는 최대 27표에 달한다.

즉 홍 의원의 경우 최대 14표, 염 의원의 경우 최대 45표의 반대표를 민주당으로 부터 얻었다는 계산이 가능해진다.

범진보진영에서 일부 이탈표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무려 40표에 가까운 반대표가 나온 셈이다.

체포동의안 부결에 사과하기 위해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연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도 "제가 보기에도 이탈표가 20표 이상 있다고 생각한다"고 시인했다.

홍 원내대표는 "특권과 반칙 없는 사회를 이끌어야 하는 국회가 부결에 동의한 것은 자가당착이자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라고 사과하는 한편 "민심을 배반하는 일을 하지 않도록 반성하고 강력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민주당 안팎에서는 동정론 등으로 당론이 이미 분열된 상태였기 때문에 예견된 결과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구 의원으로 활동하다 보면 누구든 쉽게 겪는 민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인 데다가 민주당이 체포동의안 가결을 강력하게 당론으로 추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역 생활을 오래 한 다선 의원들 중 상당수는 염 의원이 겪은 지역주민들의 민원 상황에 대해 공감하는 모습이었다"며 "특히 당론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가결을 '권고'만 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탈표를 막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체포동의안을 무기명으로 처리하는 투표방식이 부결을 부추기고 있다며 재발방지 대책으로 전자투표 등 기명투표로의 변경을 주장하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민주당의 의지가 확실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이 단독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여소야대 국면 속에서도 체포동의안 가결을 이끌어내려 했다면 범진보진영 등 야권의 도움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했지만 그런 노력이 없었다는 비판이다.

한 범진보진영 야당 의원은 "민주당이 체포동의안 가결을 위해 다른 당에게 협력을 구하기는커녕 의원 중 일부는 우리 당에 와서 '반대'표를 찍자고 설득한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특권을 내려놓자', '적폐를 청산하자'던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비롯해 정치권에 불어 닥칠 역풍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찬성표가 90여표에 불과했다는 것은 지나친 오만"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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