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망가뜨리고 
연필심 계속 부러뜨리고 
그릇 잘 깨뜨린다고 

엄마는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놀리지. 

빨리 나으시라고 
다리 주무르고 
손잡아드리면

아픔을 줄여주고 
걱정을 덜어낸다고 

할아버지는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하시지. 

 

 

이서영 시인

◆ 詩이야기 : 영모는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엄마에게 자주 놀림을 받는다. 음료수를 쏟고 컵을 깨뜨린 날, 하필 선물 받은 새 장난감도 망가뜨린다. 영모는 울상이 됐지만 엄마는 “마이너스의 손이구나!”하며 “성적은 마이너스 되지 않아야 할 텐데….”라며 한술 더 뜬다. 
영모는 자신의 손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약간 통통하고 하얀 손가락에는 어떤 마이너스의 기운도 서려있는 것 같지 않다. 할아버지 방으로 가서 할아버지에게 손을 보여주며 손해를 끼치는 마이너스의 손이라 속상하다고 했다. 말없이 할아버지는 영모의 손을 쓰다듬어주었다. 
엄마에게 상처받은 영모의 손이 할아버지께 치유를 받는 이야기다. 영모에게 위로자인 할아버지가 계셔서 다행이 아닐 수 없다.  

◆ 약력 : 경남 함안 출생. 부산아동문학인협회 회원, 한국동시문학회 회원. 5회 천강문학상 아동문학부문 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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