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페이스북에 추모 글 올려
"대통령님을 공격했던 그 분들 새로운 시간을 싫어했던 것 같다. 지금도 그렇다"

(노컷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예비후보가 서거 9주기를 맞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고인을 추모했다.

김 후보는 노 전 대통령 서거 9주기인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장님 잘 계시죠? 저, 경수입니다"로 장문의 편지 글을 올렸다.

그는 "우리들은 대통령님을 대장이라고 불렀습니다"며 "오늘은 나지막하게 다시 불러봅니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김 후보는 "그 해 5월19일 비서관들과 책을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는 마지막 회의를 마치면서 하신 말씀, '이제는 그만 좀 손을 놓아야겠다', 왜 그때 알아차리지 못했나 하는 자책감이 있습니다. 너무 마음 아팠고, 장례식과 49재 기간 마음 놓고 한 번 울어보지도 못했습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2008년 12월 겨울 대통령님은 봉하마을 방문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따뜻한 봄이 오면 다시 오겠다'하고 들어가셨는데 그리고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셨습니다"며 "대통령님 따라 봉하로 내려와 지냈던 2008년을 저는 잊을 수가 없다.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고 떠올렸다.

그는 "대통령님은 방문객과 사진을 찍을 때 오신 분들 사진 잘 나와야 한다고 꼭 햇볕을 그대로 마주보고 찍었습니다"며 "봉하가 시골이고 햇볕이 대단히 강한 곳이라 며칠 그렇게 사진 찍고 나면 얼굴이 새카맣게 타는데도 늘 그러셨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방문객들 오실 때 제일 즐거워 보였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이 일하던 비서관들이 오는 날도 아주 좋아하셨습니다. 한 두 시간 전부터 캐주얼 차림에 등산화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셨어죠. 봉화산에 함께 오르면서 풀, 꽃, 나무에 대해 얘기해 주실 때가 제일 행복해 보이셨습니다"고 추억했다.

김 후보는 "요즘은 대통령님의 이 말씀도 자주 떠올리게 됩니다. '진실은 힘이 세다, 강하다. 그 말이 제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며 "우리는 9년 전 우리가 아니다. 대통령님을 잃고 굵은 피눈물만 흘려야 했던 우리가 아니다. 저, 이기겠습니다. 이겨야겠습니다"고 다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야. 산맥이 없어. 이 봉화산이 큰 산맥에, 연결되어 있는 산맥이 아무 것도 없고 딱 홀로 서 있는, 돌출되어 있는 산이야'라고 했던 말을 떠올리며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이 계셔서 저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거대한 변화의 시작은 당신입니다"고 강조했다.

연일 김 후보를 겨냥한 언론 보도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선 것과 관련해서도 "대장님, 저도 요새 들어 여러 군데 두들겨 맞았다"며 '대통령님을 공격했던 그 분들은 새로운 시간을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저렇게 할수록 더 잘 알겠습니다. 그들은 그저 훼방꾼에 불과합니다. 새로운 시대가 오는 것이 두려울 뿐입니다. 저들은 과거를 믿고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믿습니다. 어둠에 맞서는 제 근육이 더 단단해 졌습니다. 새벽을 부르는 제 호흡이 더 선명해졌습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당신이 불러낸 훈풍이 지금 경남을, 대한민국을, 세계를 새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대통령님,국민들과 함께 만들어 갈 거대한 산맥을 지켜봐 주세요. 사랑합니다. 보고 싶습니다"라며 글을 맺었다.

김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 제1부속실 행정관을 거쳐 연설기획비서관으로 일했다.

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에는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식 비서관으로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보좌했다.

서거 후에도 봉하를 지키며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을 맡아 기념관, 생태공원 조성 등을 추진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선거 운동을 접고 김해 봉하마을에서 추모객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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