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수년간 자리를 지켜오던 영세 노점상이 철거된지 1년이 넘었지만 원도심 발전을 위한 맨발의 청춘길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방치돼 있다.

노점상이 철거된 울산 중구 맨발의 청춘길이 1년이 지나도록 변화가 없는 상태로 방치돼 있다. 지난해 초 마지막 노점상 상인이 십수년간 지키던 자리를 떠난 후 철거작업이 이뤄졌지만 1년이 넘도록 철거의 흔적만 남아 휑한 상태다.

23일 중구 성남동 맨발의 청춘길. 입구에 ‘맨발의 청춘길’이라는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게 무색할 정도로 거리가 텅텅 비어있다. 이곳은 중구가 야심차게 원도심 포장마차촌 조성을 위해 행정대집행을 벌여 기존 불법 노점을 모두 철거했지만 인근의 기존 상인들과 부딪히는 등 마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가 국비 2억4,000만원을 들여 포장마차 등 노점 특화거리를 조성하려는 부지로 본래 컨테이너로 구성된 불법노점 31곳이 있었던 곳이다.

문제는 이 상태로 계속 방치돼 있다 보니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철거된 공간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시민들의 평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 A씨는 “이전에 노점상이 있을 때는 저렴한 가격에 물건도 사고 이곳 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음식점 등에 들어가 식사도 해결했다”며 “노점상이 철거된 이후로는 이 곳 거리를 지나다니는 일이 부쩍 줄었다. 전에는 지나다닐 때 마다 이것저것 구경했는데, 이젠 그냥 ‘지나가는 길’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주민 B씨는 “정이 많이 들었던 상인들도 많았는데, 이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방치할 것이었으면 좀더 장사를 할 수 있도록 놔두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아무런 진전도 없는 사업 때문에 십수년간 자리를 지키던 영세상인들이 떠난 것을 생각하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구는 기존에 별도로 추진됐던 사업이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강소상가 특화거리조성사업에 포함되면서 새롭게 사업이 진행됐고, 지난해 연말에 사업비가 확보됨에 따라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맨발의 청춘길 조성으로 7080세대에게 추억과 향수를 선사하고 젊은세대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이색공간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7월 초까지 실시설계가 완료되면 착공에 들어가 올해 연말에는 맨발의 청춘길 조성이 완료된다는 입장이다.

중구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노점상은 철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며 다소 늦어진 부분은 운영자들에 대한 입찰이 몇차례 유찰됐기 때문이지 사업자체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실시설계가 완료되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중구만의 새로운 거리를 조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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