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새로운 출발 알리는 역사적 서명"
트럼프 "포괄적이고 좋은 회담, 金 똑똑하고 현명해"
양국 대표들 협상 내용 기자회견 통해 밝힐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를 위한 합의문을 도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북한 체제안전 보장에 대한 포괄적인 합의와 추가 협상 계획 등이 담겨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은 12일 오후 2시 40분쯤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비핵화를 위한 합의문에 서명했다. 

김 위원장은 서명 직전에 "역사적인 이 만남에서 지난 과거를 딛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서명을 하게 된다"며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직전에 "이 문서는 굉장히 포괄적 문서이고, 오늘 굉장히 좋은 회담 가졌고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며 "2시간 후에 기자회견 하는데 그때 더 자세히 말하겠지만 그동안에는 발표문이 기자들에게 배포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명을 한 직후에 트럼프 대통령은 소감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문은 굉장히 포괄적이고 양측 모두 굉장히 놀랄 것"이라며 "오늘 일어난 일에 대해 굉장히 자부심을 느낀다. 북한과 한반도의 관계가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과는 다른 상황이 될 것이다. 저희 둘 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며 "특별한 유대 관계가 오늘 시작됐다. 사람들이 굉장히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위험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김 위원장에게 감사드린다"고 김 위원장과 함께 북한 측 관계자들에게도 경의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누가 예측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서명식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첫 만남이 이뤄졌던 장소로 나오면서 협상 파트너인 김정은 위원장을 "훌륭한 분이고 똑똑하고 현명하다"며 "다재다능한 분이고 북한을 사랑한다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또한 "저희는 여러번,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추가 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두 정상은 서명식 이후에 인사를 나누고 퇴장했으며, 각국의 대표들이 합의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두 정상은 오전 10시4분 단독회담을 가지며 회담을 시작했고, 35분만에 핵심 참모들을 대동한 확대 회담을 통해 의제를 조율했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존 볼턴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북한에서는 김 위원장의 복심인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함께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양국 대표들은 이날 오전 9시 53분 부터 확대회담을 시작한 뒤 1시간 41분만인 오전 11시 34분쯤 회담을 마무리했다. 

이어 두 정상은 업무 오찬을 한 뒤 호텔 주변을 산책하면서 회담 결과에 만족감을 표했다. 

앞서 성 김 주 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판문점과 싱가포르 일대에서 막판까지 실무협상을 벌여왔던 만큼 이날 회담에서 실무협상을 바탕으로 몇몇 핵심 의제에 대한 담판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의 일정표를 조율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던 상황에서 두 정상의 이번 회담은 상징적인 의제를 확인하고 대화를 이어나가는데 의미가 있다. 

구체적 협상 결과를 떠나 70년간 적대 관계를 지속했던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대화에 나선 장면은 그 자체로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두 정상은 마주보며 손을 잡고 등을 쓰다듬는 등 서로를 향한 친밀감을 표하기도 했다. 

서명식이 이뤄진 회담장에서는 성조기와 인공기가 교차로 배열됐고, 파란색과 흰색, 붉은색이 섞이며 묘한 조화를 이뤘다. 

두 정상은 올해 초만 해도 '로켓맨', '미치광이' 같은 수위높은 언사를 주고받는 등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켰지만 이날 정상회담에서 실용성을 바탕으로 의외의 궁합을 보여주며 비핵화 합의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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