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탄두 운반가능한 ICBM 가장 우려"
"엔진 시험장 폐기는 핵무기 운반수단 포기하는 긍정적 조치로 인식"
북한 ICBM개발의 본산 동창리 시험장 폐기 여부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북미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모든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은 특정한 탄도미사일 시험장과 함께 다른 많은 것들을 제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를 특별하게 강조했을까.

미국은 핵무기도 그렇지만 자국까지 날아오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더 우려하고 있다.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더라도 운반수단이 없으면 사실상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은 지난해 11월 신형 ICBM인 화성-15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무기체계"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은 이를 계기로 '국가 핵무력이 완성됐다'고 선포했다. 

또 북한은 북극성 1형 등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개발에도 주력해왔다.

극동문제연구소 장철운 교수는 "미국은 ICBM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전략폭력기를 전략적인 '핵 투발 3대 수단'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북한은 미국이 무엇을 가장 염려하고 있는 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3대 투발 수단 중 전략폭격기를 제외한 ICBM과 SLBM 개발에 사활을 걸어왔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화성-15형은 사거리가 13,000km 달하는 ICBM으로 평가됐고, 그 이후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북한과의 협상론이 대두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쇄한다는 것은 ICBM과 SLBM의 성능 향상을 위한 추가 연구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미국이 우려하는 핵무기 운반 수단을 포기하는 결단으로도 볼 수 있다.

장철운 교수는 "미국은 화성-15형 시험발사가 성공한 것은 맞지만 대기권 재진입 문제 등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될 부분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엔진 시험장 폐쇄가 이뤄질 경우 앞으로 미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ICBM 개발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긍정적인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을 확인했다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북한이 폐기할 미사일 엔진 시험장은 어디일까.

38노스의 위성 사진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평안북도 구성시 이하리에 있는 미사일 시험용 발사대를 파괴한 이후 아직까지 다른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장소는 화성-15형 미사일 시험 발사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평안북도 철산리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SLBM 시험발사가 이뤄져온 함경남도 신포 시험장 2곳일 것이다.

'서해위성발사장'으로 불리는 동창리 시험장은 ICBM 기술의 핵심인 액체연료 신형 엔진 연소시험을 최초로 성공한 북한 ICBM 개발의 본산으로 불리는 곳이다. 로켓 조립과 점검동을 갖춘 연동 시험장과 위성발사장, 종합지휘소, 엔진 연소 시험장 등이 설치돼있다.

장철운 교수는 "동창리 시험장의 경우 대부분의 시설이 철로로 연결돼 철로위에 로켓을 싣고 움직일 수 있는 이동식 발사대가 존재하고, 장거리 미사일과 로켓 발사가 가능한 곳"이라며 "특히 동해위성발사장인 함경북도 무수단리 시험장보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동쪽으로 발사할 경우에도 동해 발사장보다 더 큰 미사일 발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포 조선소 인근에 있는 시험장에서는 북극성 1형 등 주로 SLBM 시험발사와 미사일 엔진 지상 분사시험도 진행됐다. 

이밖에 평양시 산음동에 있는 미사일 종합 연구단지도 대상지로 거론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각종 탄도미사일 기술개발과 엔진시험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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