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에너지원 꾸준히 바뀌는 가운데 수소 비중 커져
수소차는 공해물질 99% 걸러내면서 강한 힘 지녀
‘공기청정기’ 역할 친환경 자동차로 차세대 이끌 것

 

김준범 울산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

한국은 세계 역사상 드물게 초고속 성장을 이룩한 나라이다. 불과 40여 년 전만 해도 가구 난방은 대부분 연탄에 의존했고, 3∼4시간마다 방방이 연탄을 갈아줘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

1980년대에 들어 스위치만 누르면 따뜻해지는 지역난방 시설이 있는 아파트가 서울 강남 지역에 들어서면서 편리함과 안락성을 기치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난방 에너지가 고체인 연탄에서 액체인 석유로 바꼈다가 지금은 기체인 도시가스로 대체됐다. 연탄으로 사용되는 무연탄은 탄소 3개에 수소 1개 정도의 비율이고, 난방용 등유는 탄소 1개에 수소 2개, 도시가스인 메탄은 탄소 1개에 수소 4개 정도의 조성을 갖고 있다. 탄소의 비율은 점차 줄어들고, 수소의 비율이 커지는 방향으로 에너지원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우리가 60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셰일가스가 미국,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대규모로 발견됐다. 셰일가스는 근원암에서 형성된 가스가 저류암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셰일 층에 조금씩 갇혀 있어 채굴의 채산성이 맞지 않았던 화석연료이다. 시추 방법 중에 땅속에 수직으로 파이프를 보낸 이후 셰일 층을 만나면 직각으로 꺾어서 파 들어가는 수평시추라는 기술이 2,000년대 들어서 미국에서 개발됐다. 이와 같이 셰일 층에 수평으로 여러 갈래의 파이프를 시추한 후에 500∼1,000기압의 강력한 물을 쏘아서 셰일 층을 부수는 수압파쇄를  해 조금씩 갇혀있던 가스를 모아서 지상으로 뽑아내는 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이와 같이 상업적으로 저렴한 셰일가스의 채굴방법이 개발돼 원유와의 가격경쟁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도시가스인 메탄의 역할이 확대됐고, 당분간 원유 가격이 100달러를 넘는 시기가 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대륙에 연결돼 있지만 에너지 수급면에서는 섬나라의 입장으로, 모든 에너지는 해상을 통하여 공급받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가스인 메탄은 영하 162도 이하로 냉각, 액화해 부피를 600분의 1로 줄인 상태에서 수송하는데, 이와 같이 온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최근에 추진되고 있는 북한과의 공존 분위기가 조성되면, 러시아의 사할린 지역에 있는 막대한 양의 메탄을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저렴한 가격의 도시가스를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에너지원의 가격이 내려가고 산업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에너지원은 산업의 기초 체력에 해당되기 때문에 예측 가능한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인 요건이므로 이에 해당하는 충분한 신뢰가 있어야만 가능한 시나리오일 것이다. 

셰일가스 주성분인 메탄은 탄소 1개에 수소 4개가 붙어 있어 수소제조에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일반 수소제조 방법인 SMR(steam methane reforming) 방법을 사용하면, 1개의 메탄과 2개의 물을 사용해 4개의 수소를 만들고 1개의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여기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고순도이기 때문에 탄산이나 드라이아이스를 만드는 공정으로 보낼 수도 있다. SMR 공정으로 수소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내연기관에서 화석연료를 태워 열을 얻는 공정에 비해 반도 안되기 때문에 환경적으로도 우수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몇 년 전 클린디젤이라는 자동차를 혜택까지 주면서 보급량을 늘린 적이 있다. 디젤은 휘발유에 비해 열량이 높아 힘이 좋지만, 분자량이 크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상대적으로 많이 배출되고, 연소온도가 높기 때문에 질소산화물을 발생시켜 오존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전기차는 디젤차를 능가하는 힘도 있으면서, 공해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더불어 수소전기차 1대는 디젤차 3대 분에 해당하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과 같은 공해물질을 99% 이상 깨끗하게 걸러내는 역할도 해 도로 위의 공기청정기 역할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도 있는 궁극적인 친환경 자동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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