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 운영업체 (사)공동체 창의지원네트워크의 사과문.
▲ 울산시가 청년문화기획자 양성사업 홍보물에 일본 성인동영상에 자주 등장하는 ‘앙 기모띠’를 패러디한 ‘앙 붓글띠’라는 단어를 광고 문안으로 써 울산시민들이 소셜미디어 네트워크 등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SNS에 올라온 홍보물 전단지 모습.

울산시가 주최하는 사업 홍보물에 일본 성인동영상에 자주 등장하는 문구가 패러디돼 물의를 빚고 있다.

울산시 울산청년문화기반 구축사업의 일환인 예비청년문화기획자 양성과정 참가자를 모집하면서 사업운영업체가 홍보 전단지와 현수막에 일본 성인동영상(일명 야동)에 자주 등장하는 ‘앙 기모띠’라는 단어를 패러디한 ‘앙 붓글띠’라는 문구를 대문짝만하게 넣은 것.

일본어  '기모찌 이이(気持ちいい, 기분이 좋다)'에서 출발한 '앙 기모띠'는 성적 흥분상태를 암시하는 속어로 일본 성인동영상에 많이 등장한다.

특히 인터넷 개인방송 사이트인 아프리카TV 진행자가 아이템을 선물 받을 때 자신의 뺨을 때리며 이 단어를 남발하면서 수년전부터 어린이와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어가 됐다.

일부에서는 ‘여성혐오’를 뜻한다는 해석까지도 있다.

게다가 이번 홍보물에 사용된 ‘앙 붓글띠’라는 문구는 서예단체나 대학의 서예동아리가 회원 모집홍보물에 ‘앙 기모띠’를 패러디한 것으로, ‘청년문화기획자 육성’과는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인다는 게 일각의 주장이다.

이번 사업의 홍보물을 접한 울산시민들은 트위터, 울산시청 홈페이지,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크게 반발했다.

지난 17일 게시된 한 트위터 글에는 “무려 울산광역시에서 공식 주최하는 사업의 홍보문구에서 일본 포르노물에서 가져온 여성혐오적 유행어를 패러디한 문구를 아무런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다”며 ‘국민신문고’로 신고 해줄 것을 권하고 있다.

같은 날 게시된 울산시청 홈페이지 민원 글에는 “광역시 주최 행사의 홍보문구가 여성 혐오 표현을 패러디한 문구라니 있어선 안 될 일”이라며 문구사용 중지를 요청했다.

한편 시민들의 반발과 항의가 이어지자, 이번 사업의 운영업체인 (사)공동체 창의지원네트워크는 지난 18일 홍보물 철거와 함께 홈페이지에 “광고 문안에서 불편한 시선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는 단어의 패러디 문구를 통해 언어활동,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세대별, 성별 간 온도차이 등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표현할 줄 하는 기획자가 돼야 한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또 울산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울산시청 홈페이지 민원 글에 대한 답변에서 “단순한 홍보사항에 대해 전문 업체를 믿고 철저한 검증을 하지 못한 행정착오의 우를 범하게 됐다”며 “차후에는 이러한 행정적 착오가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재)울산문화재단이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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