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서부회관이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운영 재개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관 운영권 위탁 마무리 과정에서 발목을 잡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부회관 내 헬스기구 철거가 한 차례 시도됨에 따라 일부 주민들은 이를 저지하며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는데, 회관 위탁운영이 임대료 조건변경 등의 이유로 난항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19일 동구 등에 따르면 현대예술관은 지난 18일 오전 7시께 동구 서부패밀리아파트 단지 내 위치한 서부회관의 헬스기구 반출을 시도했지만, 서부아파트 자영회 등 관계자들이 이를 저지했다. 2시간가량 이들 사이에서 크고 작은 언쟁이 오갔고 반출작업은 결국 중단됐다.

1995년부터 현대중공업이 운영해왔던 서부회관은 최근의 경영난으로 2016년 6월 건물 전체가 현대백화점 측으로 매각됐다. 회관 내 시설인 수영장과 헬스장 등의 운영도 지난해 7월 전면 중단되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위탁 운영할 업체 선정에 골머리를 앓은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올해 안으로 서부회관 헬스장 등이 리모델링 후 재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의 주민복지편의시설로 다시 자리잡아가는 듯 했다. 한국스포츠안전협회가 현대백화점으로부터 회관 시설 운영권을 위탁받을 예정이었던 거다.

그런데 이번 헬스기구 반출 건을 비롯해 서부회관 위탁운영 협상과정에서 순탄치 못한 조짐이 보이자 회관의 정상적 운영을 염원하던 서부아파트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서부아파트 자영회에 따르면 서부회관 운영권 위탁 건은 지난달 중순께 현대백화점 본사 승인 후 매듭지어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과 한국스포츠안전협회의 서부회관 위탁운영 협상 테이블에서 애초 제시된 건물임대료 조건이 일부 변경되면서 결과도출이 더뎌지고 있는 모습이다. 양측은 임대료 조건으로 ‘2억+a(월세) 원’ 안을 가지고 7개월여 간 진행해오다가, 이 과정에서 최근 백화점 측이 ‘4억90여만 원’ 안을 새롭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아파트 자영회 관계자는 “회관의 헬스기구는 협상이 끝날 때까지 철거 보류한다고 약속한 바 있지만, 현대예술관에서 이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재 이달 말까지 현대백화점과 서부아파트 간 의견 조정할 시간을 달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현대예술관 측은 “서부회관 내 헬스기구 철거 보류 때문에, 한마음회관 내 노후화된 헬스기구 교체 지연 등의 문제가 있다”고 한 뒤, “당분간 시간을 줄 테니 그간의 진행과정을 알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 관계자들과 서부아파트 자영회 임원들은 이날 오후 5시께부터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서부회관 위탁운영 협상 진행상황, 차후 대책논의 등의 내용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아파트 자영회 최본근 대표는 “우리 주민들은 협상이 잘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철거조치 등 아무런 상황설명도 없었다”며 “협상이 원활하게 조속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 집단 반발 등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서부회관 사안은 아직 확정단계가 아니었다. 앞으로 운영권 위탁에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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