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미투선언으로 드러난 성범죄 민낯
가해자 보단 오히려 피해자에 비난 많아
행실 등 문제제기하는 사회적 통념 문제
성적자기결정권 존중되는 사회 이뤄지길
홍정련울산장애인성폭력상담센터장
 미투 (Me Too)선언이 이어지면서 영화, 연극, 교육, 문단, 정치를 이어서 종교에 이르기까지 우리사회 깊숙이 숨어있던 성범죄에 대해 그 민낯들이 드러나게 됐다.
미투선언의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의 면모가 사회 각계에서 중요한 영역들을 담당하고 있었던 이들이기에 국민들이 받은 충격이 더 심했던 것 같다.
어렵게 용기를 낸 피해자들의 미투선언 과정과 그에 따른 결과에 우리는 다시한번 주목해 봐야 한다.

성폭력이 한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정신적 살인이라고 할 만큼 제대로 치료되지 않았을 경우 그 트라우마가 심각하며, 삶의 여러영역들에서 좌절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특히 직장내 성희롱은 개인의 생존권 박탈과 함께 대인관계 단절 및 가족들에게까지 상처가 되고 있다.
자녀를 어렵게 공부시켜 취업한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불쾌한 성적접촉과 성적희롱을 당하면서 고통스러운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것을 어느 부모가 상상이라도 하겠는가?
사람들이 미투선언을 보면서 왜 이제 말하냐고 물었을 때 피해자들은 그동안 참고 참았다가 이제야 말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다양한 권력의 구조안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의 피해자들이 자신의 생존권을 담당하고 있는 영화감독, 교수, 등단을 결정하는 작가, 상사가 행하는 성적굴욕감이 느껴지는 행위에 대해서 제기를 했을 경우 자신의 위치가 어렵게 된다는 것을 너무나 뻔히 알고 있기에 참고 참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연구에 의하면 가해자와의 관계가 피해자의 성폭력 후유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보면 신뢰하고 친밀한 관계에서 성폭력이 발생할 수록 후유증이 심각하며, 특히 피해사실을 부정하고 의심하며 피해자를 비난하는 통념등의 사회적 반응이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상담소를 운영하면서 직장내 성희롱 피해자를 지원 하다보면 안타까운 것은 성희롱행위자들이 직장을 그만두는 것보다 피해자들이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피해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주변의 시선과 피해자를 비난하는 주변인들 때문이었다.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범죄와 달리 성폭력 피해자에 대해서 비난을 하는 데, 그 내용들을 보면 ‘평소에 행실이 좋지 않다’거나 행위자에게 ‘꼬리를 쳤다’등 피해자 유발론을 제기하는 것을 통념이라고 한다.

특히 평소 함께 직장에서 일을 같이 하고 함께 일상을 나누던 동료들이 성희롱 피해를 제기한 순간 함께 손을 잡아주면서 용기를 내라고 할 줄 알았는데 2차피해의 대열에 서서 자신을 유리인간 취급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피해자들은 죽고싶다는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성폭력피해의 내용보다 사회적통념이 피해자들에게 더 상처가 되었다는 연구결과와 같이 2차피해에 대해 강력한 법적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살인하고서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 ‘장난이었다’라는 변명은 통하지가 않듯이 성범죄 행위자들의 ‘술을 마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친밀함의 표현이었다’라는 식의 말들이 허용돼서도 안 될 것이다.

직장에서 지위체계와 권력은 그 조직의 생산성향상과 조직유지를 위해 필요한 것이지, 그들에게 약자를 향해서 불쾌한 신체적 접촉을 하고, 회식자리에서 원하지 않는 술시중을 강요하며, 언어적 성희롱을 하라고 권력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투 선언을 계기로 직장, 학교, 종교, 문화예술, 정치등 각 영역에서 구성원들의 성적자기결정권이 존중되는 사회가 이뤄지길 간절히 바래본다.
또한 아직도 오랫동안 고통속에서 주변이 안전하지 못하여 Me Too를 외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가 With You로 용기를 주는 아름다운 사회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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