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에서 울산 보수를 대표하는 자유한국당이 참패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선전은 선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예견됐다. 높은 당 지지율과 문정부의 국정지지율 역시 한국당으로서는 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한국당에 몸 담았던 인사들이 민주당으로 말을 갈아 탔고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와 울주군수 후보 경선 과정을 통해 당내 분열과 갈등으로 많은 당원들이 탈당을 하는 등 내분이 끊이지 않았다.
보수의 대 결집으로도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보수 분열은 선거에 치명적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 그 결과 광역시장을 비롯해 5개 구·군 기초단체장 수성에 실패하면서 당의 존립마저도 위협받게 됐다. 선거는 끝났지만 한국당에 대한 비전이 없어진데다 정치적 입지마저 좁아져 당원들의 탈당을 우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한국당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곳곳에서 확인됐다. 시당 관계자는 이번 결과에 대해 ‘대한민국이 미쳤다’는 표현을 썼다. 물론 한국당 입장에서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민주당을 지지한 모든 사람들이 ‘미친사람’이라는 말이 된다. 정치는 민심의 흐름을 알아야 한다. 그 속에서 방향과 정책 결정이 이뤄진다. 이번 선거는 한국당으로서는 반드시 되짚고 문제점을 찾아내야 한다. 국민이 시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과거의 영광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민들이 이번에는 민주당에 전표를 몰아 줬지만 민주당 역시 한국당의 전철을 밟게 된다면 또 다시 국민들이 표로 심판하게 된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지금 울산은 건강한 보수가 필요하다. 한국당 시당은 중앙당과 궤를 같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 민심에도 관심을 기울여 향후 합리적 정책과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더 이상 각을 세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보수층의 마음을 다시 끌어 안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시민들로부터 배척될수 있고 설상가상 당원들조차 탈당할 경우 지역 소수 정당으로 내려앉게 된다.
비록 선거에서 참패했지만 한국당 시당은 이번 선거를 교훈삼아 새로운 정치적 가치 세우고 민심을 끌어 안으며 건강한 보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