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레일이 곧 출발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은 속히 승차해 안전벨트를 착용해 주세요.”

10일 오후 신불산 폭포자연휴양림을 따라 곧게 뻗은 레일 위로 열차가 힘차게 출발했다. 눈 앞에 펼쳐진 신불산 절경에 왁자지껄 담소를 나누던 시민들은 이내 조용해졌다.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파래소 폭포를 감상하느라 여념 없는 모습이었다.

산책로 바로 옆을 지나가는 구간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산 속을 누비는 구간이라서 맑은 산 내음을 느끼기 충분했다. 특히 열차가 양 옆으로 오픈 돼 있어 폭포의 시원한 기운까지 느껴졌다. 힘차게 물줄기가 떨어지는 덕분에 무더운 날씨에도 더위가 싹 날아갔다. 중간 정거장에 잠시 내려 숲속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다. 상단지구 하차장에 다다랐을때는 산의 정기를 한 몸에 받은 덕분에 간월산 억새평원까지 단숨에 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곳에서는 청설모도 수줍은 듯 모습을 드러내 볼거리를 더했다.

눈은 즐거웠지만, 다소 아쉬운 모습도 보였다. 웅장한 폭포소리 보다 열차를 운행하는 내내 ‘윙’하는 소음이 더 컸다. 자연의 소리를 귀에 담긴 힘들었다. 레일을 설치하느라 잘려나간 나무 밑동도 듬성듬성 보여 훼손된 자연이 걱정되기도 했다.

아쉬움도 잠시, 열차가 상단지구에 다다르자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산 끝자락에 펼쳐진 절경은 물, 바람, 흙 등 모든 자연을 품고 있었다. 산 꼭대기에 걸려있는 구름은 눈에 담기도 벅찼다. 사람들은 렌즈를 통해서 바라보는 게 아까워 잠시 카메라를 내려두기도 했다. 그야말로 ‘자연의 위대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신불산 끝자락을 충분히 눈에 적시고 하행하는 길은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험준한 산 속에 레일이 설치 돼 있어 다소 위험해 보이는 구간이 있었지만, 나름의 스릴도 더했다. 경사가 심한 곳은 열차가 더 천천히 내려와 미끄럼틀을 타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약 1시간동안 모노레일을 즐긴 시민들은 “또 오고 싶다”, “올해 여름휴가는 여기다” 등 만족스러움을 보였다.

이날 모노레일을 탑승한 박근만(56·부산 대연동)씨도 “장모님과 함께 신불산을 오고 싶어도 길이 험준해서 엄두내지 못했는데, 이번에 탑승해 보니 노약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올해 여름휴가는 장모님과 함께 다시 신불산 폭포자연휴양림을 찾을 예정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이날 모노레일 개장식을 갖고, 11일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모노레일은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하단지구에서 출발해 파래소 폭포를 지나 상단지구까지 연결된 산악형 복선레일로 왕복 3.55km 길이다. 탑승시간은 왕복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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