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3D프린팅을 생산 분야로 분류해 산업현장서 활용
한국만 유일하게 ‘3D프린팅산업’ 육성…교육분야에 갇혀
적층제조 위한 디자인 교육·주력 산업 고도화에 집중해야

 

주승환 한국적층제조사용자협회(K-AMUG) 회장

우리나라는 정부가 투자한 예산을 바탕으로 3D 프린터를 해외에서 구매하는 것이 세계시장의 4%를 차지하는데,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다. 3D 프린팅으로 고용한 사람 대부분은 교육 강사이다. 정부가 많은 돈을 교육 시장에 뿌렸지만, 강사를 제외하고는 교육용 프린터 회사에 들어가는 것이 대부분이고, 산업 현장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교육용 시장의 업체마저 거의 망해가고 있다. 영국의 경우 세계 시장의 8%를 목표로 하면서, 고용은 6만3,000명을 예상하고 있다. 이 기준이라면 우리나라는 최소 3만명의 고용이 이뤄져야 한다.

새로운 산업에 맞는 인재 양성이 현재의 문제이다. 조선 분야에서 2~3만명의 실업자가 울산시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런 인력을 흡수해서 새로운 산업을 일으킨다면 나라에 실제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 항공산업이 그렇다. 2014년부터 GE항공을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이 일어나고 일반 CNC 업체까지 3D 프린팅을 도입해 항공 산업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3D 프린팅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미국 곳곳에 세워지고 있다. 미국 주력 산업은 항공 산업이고 3D 프린팅 산업을 육성을 했다기보다는 주력 산업 고도화를 했다는 것이 맞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3D 프린팅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데, 해외의 경우는 3D 프린팅을 하나의 생산 분야로 생각해 적층제조, 적층제조(AM:Additive Manufacturing)라는 산업 분야로 보고 있다. 이 분야의 시장 규모는 전체 제조시장 15%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HP는 전체 제조시장 규모를 12조 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이 중의 15%면 1,600조원 이상이다.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는 미비하다. 현재 국내 시장이 2,000억~3,000억원 수준인데, 정부가 들인 예산은 이보다 많다. 많은 자금이 연구소, 교육 기관에 들어갔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처절한 반성이 필요한 시기이다. AM 산업이 점점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고 세계적인 업체가 공장을 증설하고 있는 시기에 우리는 아직도 쇄국 정책을 시행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해결책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하나는 교육의 개혁이고, 하나는 주력 산업의 고도화다. 전 세계적으로 3D 프린팅 산업이 없으나, 우리나라 정부만 유일하게 3D 프린팅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항공 산업이 주력 산업이니 여기에 주력 산업의 고도화를 위해서 적층제조(AM)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세계적으로 앞서가고 있다. 중국 인공위성의 70% 이상이 3D 프린팅 부품으로 사용됐고 민항기, 국방 부품이 메탈 3D 프린팅으로 공급되고 있다. 

교육의 방향도 기존의 제조 방식이 아닌 DFAM(Design for Additive Manufacturing), 적층 제조를 위한 디자인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교육 방식이 DFAM 교육으로 진행돼야 하고 이 과정을 거친 인력을 통해 주력 산업의 고도화로 나아가야 한다. 이같은 교육 받은 사람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하고 여러 군데에서 취업 요청이 오고 있다. 협회를 중심으로 국내 최초로 DFAM 산업용 3D 프린팅 엔지니어 과정이 울산시와 고용노동부의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고, DFAM 경진대회의 경우는 벌써 2회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은 조선, 중공업, 자동차 산업이다. 여기에 맞는 교육이 진행되고 우리나라 고유의 플랫폼이 나와야 산업이 산다. 최근 고무적인 것은 현대중공업과 협회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AM 부품을 실제 생산하려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산업에 맞는 단가에 생산을 한다면, 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 정책이 진정한 도움이 됐으면 하는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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