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과도기에 직면해 사회갈등 심각한 요즘
소소한 행복 속 나만의 ‘행복코드’ 찾는 것 필요
서로의 가치관 존중하고 공존하는 자세 가지자

 

최은진 세무법인 충정 울산지사 대표세무사

지난달 치러진 지방선거의 여파로 우리 사회는 지금 ‘변화와 도전’이라는 거대한 물줄기에 직면해 있다. 미래의 패러다임을 예측하고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한다면 이 보다 좋은 기회도 없을 법하다. 하지만 흔히 과도기에 나타나는 ‘기대하는 자’와 ‘우려하는 자’의 공존은 또 하나의 사회갈등으로 표출돼 여러 가지 다른 문제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 크게는 소통과 화합을 통해,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나름의 ‘행복코드’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일단 변화의 흐름에 순응하며 진화와 발전을 거듭하는 이들은 전자에 속한다. 우연하게 기회를 잡았든, 아니면 미래를 내다보는 예지력이 남달랐든, 이들은 주위의 부러움과 시샘을 한 몸에 받는다. 그런가하면 불확실성에 몸서리치면서 소외된 데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에 노심초사하는 사람들도 많다. 후자에 해당하는 부류는 행여 ‘적폐 대상’으로 분류돼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밤잠 설치며 걱정하기도 한다. 심지어 이같은 혼란과 모호함의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오려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정치권만 그런 것이 아니다. 경제계에 미치는 후폭풍도 마찬가지다. 이미 예고되기는 했지만 지방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몰아붙이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논란거리다. 그동안 주당 평일 40시간+평일 연장 12시간+휴일근로 16시간 합이 최대 68시간을 최대 근로 시간으로 시행해 왔다. 그러나 이 달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법’은 토·일요일은 법정근로시간 계산에서 제외한 평일 40시간 + 평일 연장 12시간을 합한 52시간으로, 16시간이 줄어들어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다. ‘기대반, 우려반’이긴 해도 서민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과로 사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의 장시간 근로는 악명 높은 게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밸’로 대표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막상 시행에 들어가니 산업 현장의 혼선이 적지 않다. 주 52시간 근로제 위반 기업에 대한 6개월 처벌 유예를 시행한 것이 단적인 반증이다. 특정기간 수요가 몰리는 업계의 경우 이런 근로기준법의 적용이 쉽지 않고, 특히 탄력근무제를 적용할 계획을 세워도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결국 연장 근로가 줄면서 실제 수입이 줄어드는 근로자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경기 하강 조짐이 더욱 커지는 시기인지라 정부가 예상하는 대로 기업들이 새로 추가인력을 채용할지도 미지수다.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용을 더 기피할 지도 모를 일이다. 긍정적인 반응도 없지는 않다. 출퇴근길이 확연히 편리해졌다며 반기기도 한다. 가족과 함께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기는 여유를 또 다른 기쁨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논란거리가 많아지고 갈등의 조짐이 보이는 요즘 세태에는 어떻게라도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려면 우선 나만의 ‘행복코드’를 찾아내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트렌드 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대한민국의 행복 트렌드는 ‘소확행(小確幸)’이다. 소확행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한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 등장하는 말이다. 일본 버블경제 붕괴가 불러온 경기침체 영향으로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심리가 묻어나는 용어이니 새겨봄 직하다.

그러고 보면 나만의 ‘행복코드’를 찾는 일은 의외로 간단할 것 같다. 공존의 가치만 존중한다면 말이다. 너와 내가, 그리고 우리로 소통하는 지혜만 터득한다면 더불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 억지가 아니라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중심 지역공동체’ 속에서 ‘소확행’의 참뜻이 빛을 발할 터이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