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울산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미세먼지는 공장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대기정체로 머무르면서 강한 햇볕 아래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성되는 것이란 환경부의 분석이 나왔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달 10일부터 울산에 나타난 미세먼지 고농도 발생 원인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연중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낮은 여름철에도 영남지역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잇따라 이번 연구가 실시됐다. 울산의 7월 고농도 발생일수는 △2018년(19일 기준) 7일 △2017년(31일 기준) 9일 △2016년 0일 △2015년 6일이다.

연구 결과, 울산의 고농도 미세먼지는 국지순환(해륙풍)에 의한 대기정체 조건에서 광화학반응으로 2차 미세먼지 생성이 활발하게 일어나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지난 13~19일 울산지역 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는 최대 66㎍/㎥에서 최소33㎍/㎥까지 다른 지역에 비해 2배 정도 농도가 높았고, 이 기간에는 북태평양고기압 내에 국지순환이 일어난 영남동부지역을 중심으로 대기정체가 발생했다. 오전에는 북서풍, 오후에는 남동풍이 반복되면서 오염물질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순환한 것이다.

이 가운데 고기압권에서는 고온 등으로 광화학반응에 의한 2차 미세먼지 생성까지 활발해 지면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났다. 특히 울산은 광화학반응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낮 시간대(정오~오후 4시)에 미세먼지 농도가 가파르게 증가했는데, 광화학반응으로 생성된 유기물질이 미세먼지 전체 성분의 44%나 차지했다.

지난 19일 사례를 보면, 이날 오후 11시 미세먼지 최고 농도가 83㎍/㎥으로 나타나는 등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치솟았다. 광화학반응의 지표인 오존(O3)농도 또한 117ppb(18일 오후 4시), 104ppb(19일 오후 3시)로 고농도로 측정됐다.

전국에서 울산의 미세먼지 농도가 최고수준으로 나타난 데에는 지역 내 밀집해 있는 사업장도 한 몫 했다. 광화학반응이 증가한 것은 지역에서 배출된 대기오염물질도 그만큼 많기 때문인데, 울산의 석유화학 등 사업장이 오염물질 주요 배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울산의 배출원 분석자료에 따르면, PM2.5의 경우 제조업 등 사업장 배출량이 지역 전체 배출량의 58%(2,000t)을 차지했다. 선박과 건설장비, 화물차 등 이동오염원 배출량도 26%(1,000t)에 달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유해물질 배출량도 많았다. 황산화물(SOx)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의 전국 배출량 가운데 울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14%(전국 1위), 10%(전국 2위)로 나타났다. 울산에서는 제조공장 등 사업장이 주로 배출하기 때문으로, 사업장 배출 비율은 각각 77%, 64%를 차지했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은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지난 21일부터 태풍의 간접영향을 받아 다소 강한 남동풍이 유입되면서 점차 해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23일 울산시와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공단 등과 긴급 대책회의를 실시하고 배출사업장을 대상으로 합동 특별점검과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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