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의 여름철 수온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양식장 집단 폐사, 바다의 어종 변화나 어획량 감소가 계속되고, 데워진 바다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폭염도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9일 기상청이 해양 기상관측 장비인 부이 17개로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한반도 여름철 바다수온은 2010년부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동해안의 8월 수온은 2010~2017년에는 0.37℃씩 증가했다. 총 2.59℃ 올라간 것이다.

2000~2017년에는 매년 0.08℃씩 오른데 비해 상승 속도가 크게 빨라진 것이다.

서해와 남해를 포함한 한반도 전체 해역의 수온은 8월보다 7월의 상승 폭이 컸는데, 동해의 경우 통상 7월에 냉수대가 발달하는 영향으로 8월에 더 많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해안의 7월 수온은 2000~2008년 0.05℃씩 증가하다가 2010~2018년 0.21℃씩 올랐다.

한반도 전 해역의 7월 수온을 보면, 2010년부터 올해까지 연 평균 0.34℃ 상승했다. 2010년 7월 평균 수온은 21.36℃였지만 올해는 24.25℃로 2.89℃나 높아졌다.

특히 지난 2016년 울산에 위치했던 7월의 평균 25℃ 등수온선(바다 표층 수온이 같은 곳을 이은 선)은 북한 해역까지 올라가는 등 변화가 두드러졌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극궤도 위성이 관측한 7월 평균 수온 분석결과, 등수온선은 2016년 울산과 태안 인근 해역에서 나타났으나, 2017년도에는 백령도와 속초, 올해는 평안북도와 함경남도 인근 해역까지 북상했다.

바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올해 울산에서 물고기가 집단으로 폐사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울주군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9일 현재까지 서생면 어류양식장 5곳에서 강도다리 2만6,100여마리, 넙치 2만5,000여마리 등 5만1,100여마리가 폐사했다.

이날 간절곶 기준 최고 수온은 28.2℃에 달했다. 강도다리의 경우 25℃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수온과 냉수대가 번갈아 오면서 하루에도 5℃씩의 수온변화가 발생, 이에 약한 어류의 피해가 컸다.

급격한 수온 상승이 나타난 가장 큰 이유는 장기간 지속된 폭염으로 대기온도가 상승하고 일사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한반도가 최근 몇 년간 직접적인 태풍의 영향을 적게 받아 해수면 아래 찬 바닷물이 표층의 따뜻한 바닷물에 섞이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따뜻한 해류인 ‘쿠로시오’와 ‘대마 난류’의 세력 강화, 중국 등 주변 국가의 산업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근본적인 원인은 지구 온난화다. 지구 온난화로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해안가 침식이 우려된다는 사실을 연안 도시계획 수립 시 고려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제언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폭염도 매년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바다의 어종 변화, 어획량 감소, 양식장 집단 폐사 등이 계속 나타날 것”이라면서 대비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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