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철 NH농협은행 울산시청(출) 지점장

언젠가부터 TV 채널을 검색하다보면 낚시를 소재로 한 예능프로를 종종 볼 수 있다. 모 케이블 방송의 낚시 예능이 인기를 얻으면서 낚시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었고, 가족 단위의 낚시 체험도 늘어났다고 한다.

필자는 낚시에 대해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관계로 TV프로그램으로만 낚시를 즐기는 초보중의 왕초보이다. 그러다보니 낚시는 “실력보다는 운이다”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초보자들이 종종 월척을 잡는 반면 배테랑들은 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TV 장면들도 영향을 줬다.

 이 글은 제목에서 보듯이 낚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끊임없이 미끼를 던져 한 두건의 성공으로도 범죄자는 큰 돈을 갈취하게 되고, 반면 피해자에게는 엄청난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는 범죄 ‘보이스피싱’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보이스피싱’은 전화금융사기 수법으로, 영어 Voice(목소리)+Private data(개인정보)+ Fishing(낚시)이 결합된 말이다. 최근 경찰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현재까지 보이스피싱에 따른 피해 누계가 총 16만건에 1조5,000억원이라고 한다. 올해 상반기 피해는 약 1만6,000건에 1,800억원으로, 전년동기 건수는 54%, 피해금액은 71% 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지면상 보이스피싱의 사기수법, 피해사례, 예방법 등을 모두 열거할 수는 없으나 사기에 이용되는 주요 특징을 요약해 보면 ‘기관사칭’, ‘가족들을 이용한 심리적 압박’, ‘발신번호조작’, ‘직접 인출·이체’ 등을 들수 있다. 인터넷에서 ‘보이스피싱 지킴이’를 검색하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필자는 ‘보이스피싱=대포통장’이라 생각한다. 보이스피싱은 범죄 특성상 비대면 범죄가 대부분이므로 대포통장 없이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다보니 은행별로 대포통장 ZERO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간혹 통장 개설과 관련해 은행 창구에서는 고객과 마찰이 생긴다. 고객들은 통장 개설을 통해 범죄 이용 또는 수상한 거래를 하고자 하는 사람으로 취급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한다.

 은행 입장에서도 통장을 많이 개설해주면 은행 예금도 증가하고 고객도 확보할 수 있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대포통장으로 인한 피해가 상상할 수 없는 결과로도 나타나기에 통장 개설시 좀 더 신중하고 까다롭게 접근하는 점에 대해선 시민들에게 이해를 바라는 마음이다. 은행에서도 고객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더욱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는 응대 노력에 힘써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것만은 꼭 습관화했으면 한다.

“모르는 사람과의 금전거래, 한번 더 확인하고 거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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