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부터 신작 서비스 권한 미발급…국내 게임사들 '당혹'

중국 정부가 자국 게임에 대한 판호(版號) 발급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판호 발급을 기다려온 국내 게임업계가 속을 태우고 있다. 판호는 중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권한으로, 판호 없이는 중국에서 게임 신작을 출시할 수 없다.

17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당국은 게임 판호 발급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올해 3월부터 판호 담당 업무를 맡은 중국 중앙선전부는 지난 4개월동안 신작 판호를 내주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부처 구조가 조정됨에 따라 관료들이 위험을 감수하거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행동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강화된 게임 규제 때문에 중국 대표 IT 기업인 텐센트의 분기 순이익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하기도 했다.

텐센트는 이달 인기 게임 '몬스터헌터:월드' 출시 며칠 만에 당국으로부터 판매 금지처분을 받았고, 작년 11월 판권을 확보한 국내 게임 '배틀그라운드'에 대해서도 판호를 받지 못해 유료 아이템을 팔지 못하고 있다.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때문에 작년 3월 이후 중국에서 판호를 받지 못한 국내 게임업체들 역시 당황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당초 중국 판호 문제가 올해 1분기 내 해결될 기미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감감무소식인 데다, 중국 내 게임에 부여하는 '내자 판호'까지 받기 어려워지면서 중국 개발사와 공동 개발하는 방식으로의 우회 진출도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게임사들도 중국 외 일본, 대만, 북미·유럽 등 시장에 적극적으로 게임을 수출하는 등 타 시장 개척에 나섰지만, 세계 최대 중국 시장 진출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충격이 감지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렇게까지 판호 발급이 늦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판호 발급이 아예 중단될 것을 고려하고 사업계획을 세운 회사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언제 다시 받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라 답답하기만 하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예고되는 만큼 판호 발급 중단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언제 어떻게 기조가 바뀔지 모르니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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