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완 중구청장이 11일 중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교육청은 중구민 동의없는 울산고등학교의 북구 이전승인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우성만 기자  
 

사립 울산고등학교가 북구 송정동으로 이전한다.

울산고와 세인고가 송정 지구 이전을 희망, 울산시교육청에 위치변경계획 승인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세인고는 재원 조달계획 미충족을 이유로 반려됐다.

중구에 위치한 울산고는 학생 수 감소와 건물 노후화를, 울주군에 위치한 세인고는 석유화학공단 인접, 시설 노후화, 먼 통학거리를 이유로 학교 이전을 신청했다.

울산시교육청은 11일 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고 학교법인 창강학원의 이전신청서를 승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울산고는 오는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북구 송정동 55번지 일대 송정택지개발지구(1만3800여㎡)로 학교이전과 신설을 추진하게 된다.

당초 울산고는 2021년 개교를 희망했지만 시교육청은 학생·학부모에게 학교 이전을 안내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1년 연기했다. 또 울산고가 신청한 30개 학급 규모는 학생증감 추이 검토 결과에 따라 24개 학급으로 조정됐다.

심이택 행정과장은 “학교 이전 사업으로 인해 정상적인 학교 교육활동과 학생 학습권이 침해 받지 않도록 하겠다”며 “학교이전 준비기간인 2020년과 2021학년도 중 신입생은 희망학생에 한해 배정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심 과장은 "사립학교는 학교법인이 학교이전을 추진하는 만큼, 사업의 차질 없는 진행을 위해 철저히 지도·관리 하겠다“며 "울산고등학교가 송정지구로 이전할 경우 북구 지역의 개발사업에 따른 증가학생의 근거리 배정과 균형적인 학교 배치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울산고는 자체 재산 매각을 통해 대지매입과 시설공사 등 학교 이전 경비를 확보할 계획이다.
울산고와 함께 송정지구 이전 신청을 한 세인고는 또 다른 이전 부지를 찾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심 과장은 "울산학원은 송정지구 이전을 위해 부지비 129억원, 건축비 146억원 등 총 27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재산매각 등에 의한 자체 재원 159억원을 제외한 부족분 116억원은 교육부 지원을 요청하는 재원조달계획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부 담당자와 협의한 결과 중앙투자심사의 이전대상 사립학교 승인은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협의해 송정지구 고등학교 부지를 공립학교 수준인 조성원가 30%로 매입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전국적으로 조성원가 미만으로 사립학교에 공급한 사례가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학교법인 울산학원이 요청한다면 시교육청과 법인관계자, 교직원, 학부모 대표, 운영위, 동창회 등이 참여하는 '세인고 교육여건 개선 공론화 협의체'(가칭)를 구성해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시교육청의 결정에 대해 중구청이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고 이전을 철회하라고 촉구하면서 당분간 학교 이전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태완 중구청장은 “교육청이 중구민의 의견을 듣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울산고의 북구 이전 승인을 결정했다"라며 "승인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구 18만명의 북구에는 이미 11개의 고교가 있지만, 중구에는 9개 뿐이다. 울산고가 이전하면 8개 고교만 남는다”며 “학교 수 감소는 새로운 공공기관의 울산 혁신도시 이전을 막는 요인이며 재개발, 재건축 등으로 중구에 향후 6만여 명의 인구가 더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이전 결정은 근시안적인 교육 행정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구청은 울산고의 이전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이전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고의 이전문제는 울산고 측이 주축이 되는 사업인데다 당사자인 울산고 측이 이전을 요구했기 때문에 교육청이 구청의 철회 요구에 대응하기에는 상화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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