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복산1동 경로당에서 열린 자서전 전시회 행사.  
 
   
 
  ▲ 김재구 어르신의 자서전.  
 
   
 
  ▲ 김복생 어르신 자서전 내용  
 
   
 
  ▲ 자서전을 들고 있는 한달순 어르신.  
 

“아이들을 위해 부지런히 일만 했고 좋은 세월, 좋은 것을 모르고 살았다. 이 순간 명품백과 목걸이를 나에게 선물하고 싶다”(한달순 어르신의 자서전 중에서)

“여섯 명의 딸을 낳고 일곱 번째 막내아들을 낳았던 순간, 세상을 다 얻은 듯한 그 벅찼던 감정을 잊을 수 없다” (김정자 어르신의 자서전 중에서)

울산 중구 복산동에 사시는 어르신 15명이 울산노인상담소 다사랑 나누미 봉사회의 도움으로 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이색적인 자서전을 만들었다.

당신의 이름표를 만들어 삼행시도 지었고, ‘지금 떠오르는 생각’, ‘사랑하는 이에게 주고싶거나 받고 싶은 선물’ , '내 인생의 아름다운 추억들' 등 주제를 제시하면 지난 삶에서 떠오르는 생각과 기억을 담았다. 사랑하는 가족을 표현하는 그림도 그렸다.

그렇게 만들어진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당신만의 자서전 이름은 ‘황금빛 내 인생’.

참여하신 어르신은 복산 1동 경로회 회장 김재구 어르신, 총무 김정자 어르신을 비롯해, 구을선, 김귀남, 김복생, 김상칠, 김수용, 김정순, 김정식, 김진윤, 박원기, 신월순, 원주야, 임순이, 한달순 어르신이다. 아쉽게도 경로회 부회장인 강상이 어르신은 자서전을 만드는 중에 병원에 입원해 완성을 하지 못했다.

어르신들은 1945년 8.15해방 전 일제 치하에서 태어나 광복을 맞았고, 동족상잔의 6.25를 겪으며, 4.19와 5.16의 소용돌이를 거치면서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질곡의 세월을 묵묵히 헤쳐온 분들이다.

마음씨 좋은 남편을 만난 일, 자녀들을 시집.장가보낸 일, 딸 6명을 내리 낳은 후 겨우 아들을 낳은 일, 자녀를 교사로 키운 일 등 어르신들의 자서전 안에는 80~90평생을 살아온 세월의 아픔, 한과 눈물, 가족의 사랑과 행복, 바람과 자부심 그리고 자녀들에 대한 기도가 담겨있다.

김복생 어르신은 자서전을 만들면서 살면서 힘든 고비마다 외할아버지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삶의 무게를 성실함과 지혜로 이겨내며 세월의 강을 건너온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고 한다.

한달순 어르신은 “경로당에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함께 지내는 것이 내 즐거움의 하나인데 처음에 여러 명의 상담선생님이 한꺼번에 와서 무척 낯설고 어색했다. 그런데 자서전을 다 만들고 나니 (활동이 끝나) 섭섭하다”고 말했다.

편집위원장을 맡아 자서전 발간을 진행한 자원봉사자 이한열 씨는 “어르신들은 역사의 물굽이를 헤치면서 인고의 삶 속에서도 당당하셨으며, 가난을 극복해 자긍심을 갖고 자녀들을 나라의 역군으로 기른 자랑스러운 분들”이라며 “지난 발자취를 더듬어 생의 끝자락이 황금빛으로 물든 자신을 돌아보며 자존감을 갖고 남은 인생을 더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 자서전 출간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자서전 발간은 울산광역시 자원봉사협의회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울산여성의 전화 부설 울산노인상담소 다사랑 나누미 봉사회원 11명이 복산1동 경로당에 들르시는 어르신들과 함께 4월부터 6개월간 7회에 걸쳐 자서전 발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했다. 19일에는 어르신, 가족, 주민, 봉사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복산1동 경로당에서 ‘황금빛 내 인생’ 자서전 전시회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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