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73년•정전 65년 맞은 한반도
북한 비핵화로 남북 평화기류 이뤄
가깝고도 먼 ‘통일의 길’ 초석 다져
아름다운 삼지연에 소풍 갈 날 꿈꿔

 

강길부국회의원 (울산 울주)

지난 겨울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을 비롯해 응원단과 예술단 등을 파견하며 남북화해모드를 조성했다. 특히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삼지연 관현악단’은 서울과 평창에서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삼지연 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에 이어 이번 방북 때도 평양대극장에서 공연을 관람했으며, 우리 국민들은 ‘삼지연’ 이라는 명칭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삼지연(三池淵)’은 북한 양강도의 동북부 해발 1,585m되는 백두용암대지의 평탄한 수림 속에 위치해 있는 호수로, 예로부터 세 개의 못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하여 붙은 지명이다. 호수들은 눈과 빗물, 샘물에 의하여 채워지며, 맑고 깨끗하고 물맛도 좋다고 한다. ‘삼지연’은 화산활동과 지형의 변화와 발전을 보여주는 자연유물이며, 아름다운 풍치를 지닌 곳으로, 북한의 천연기념물 347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북한은 ‘삼지연’을 김일성의 혁명 활동 성지이자 김정일의 고향으로 선전하며, 곳곳에 혁명업적과 기념물을 조성해 백두혈통을 강조하기 위한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북한의 선전·선동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공연예술단에 ‘삼지연’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만 보아도 ‘삼지연’을 얼마나 신성시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지난 7월초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삼지연군을 찾아 현지지도에 나섰다. 이어 40일 만인 8월 중순에도 삼지연군을 재방문하면서 이 지역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폼페이오 방북 당시 돌연 삼지연군을 찾은데 이어, 북한 정권수립기념일인 9•9절을 앞두고 또 다시 혁명의 성지로 강조하는 삼지연군을 방문한 데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숨은 정치적 메시지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지연’이 위치한 북한 양강도는 1954년 함경남도 일부와 함경북도 일부 지역을 합해 신설 됐으며 한반도에서 제일 긴 강인 압록강과 두만강을 끼고 있는 지역이라는 의미에서 양강도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한반도의 지붕’으로 불리는 양강도는 평균높이가 해발 1,339m에 이르며,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백두산을 필두로 백무·백두고원과 개마고원(개마 : 높고 크고 넓으며 신령스런 땅)이 펼쳐져 있다. 또한 양강도에는 산림자원이 많고, 다양한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마그네사이트광, 고령토, 명반석 등 내화원료와 도자기원료로 쓰이는 비금속 자원이 풍부하게 묻혀있으며, 삼지연군 일대에는 풍부한 갈탄, 흑요석, 니탄 자원을 비롯해 부석과 천연스레트를 비롯한 건재자원이 상당량 분포돼 있다.

특히 천혜의 환경을 자랑하는 삼지연군에는 북한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다양한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먼저 북한의 채양버들 가운데 가장 크고 오래된 리명수채양버들(346호)(리명수 : 리명수라는 물고기가 많이 서식하고 있어 비롯된 지명)과, 소나무 분포한계선인 해발 800m를 훨씬 넘어 2,110m에서 자라고 있는 연지봉소나무(352호), 양강도의 소문난 특산물인 백두산 들쭉(461호) 등이 분포하고 있다. 백두산 들쭉은 잼, 술 등 식품가공원료로 사용되며 비타민 원료로도 쓰이고 있다. 또한 백두고원의 높은 산림지대에만 분포돼 있으며 곱고 색이 아름답다는 삼지연 메닭(348호), 족제비과의 동물로 부드럽고 푹신한 털을 가진 삼지연 검은돈(350호), 이밖에도 삼지연 사슴(349호), 신무성세가락딱다구리(353호) 등 남한에는 이미 멸종 됐거나 세계적으로 희귀한 동물들이 살고 있다.

분단 73년, 정전 65년을 맞이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비핵화가 전제가 돼야 한다. 북한은 그동안 수차례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단계별 비핵화를 내세워 경제적 보상은 챙기고, 핵 폐기가 아닌 6차례의 핵실험을 단행했다. 이와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까지 국제사회가 함께해야 할 것이다. 어렵게 재개된 남북의 평화기류가 가깝고도 먼 통일의 길을 헤쳐나 갈 초석이 돼 우리 국민들이 삼지연에 소풍 갈 그 날을 꿈 꿔 본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