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고 들어 올리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와 관련해 명문화한 ‘참관’이나 ‘영구적 폐기’는 결국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 폐기’라는 말과 같은 뜻이라며 평양공동선언의 의미를 부각시켰다.

또 올해 안에 이뤄질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와 함께 남북이 본격적으로 서로 오가는 시대를 여는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양에서의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내·외신 기자 2,700여명이 취재 중인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프레스센터를 찾아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대국민보고를 가졌다.

그는 “저는 ‘5월1일경기장’에서 열린 대규모 집단체조와 공연에서 15만 평양시민들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사상최초로 연설하는 기회를 가졌다”며 “그들은 한반도를 영구히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저의 연설에 열렬한 박수를 보내주었다”고 보고를 시작했다.

또 “지난 3일간 저는 김정은 위원장과 비핵화와 북미대화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김 위원장은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약했고, 가능한 빠른 시기에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 합의사항 이행 정신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 준다면, 영변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포함한 비핵화 추가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다고 표명했다”면서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4개 합의사항 이행 정신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주면 영변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다는 그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는 차원에서 동창리 미사일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을 우선 확약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우리와 비핵화의 구체적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의논한 것은 지난 날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라며 “지금까지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는 것 외의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미국과 협의할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며, 우리와의 논의를 거부해 왔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남북관계에 관해 거둔 가장 중요한 결실은 군사 분야 합의”라며 “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된다면 남북은 우리의 수도권을 겨냥하는 장사정포와 같은 상호 위협적 군사무기와 병력을 감축하는 논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합의서에 담지 못한 국회회담과 지자체 교류 활성화 등의 구두합의 사항도 소개했다.

그는 “저는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전면 가동을 위해 북의 몰수조치 해제를 요청했고, 김 위원장도 동의했다”면서 “고려 건국 1,100년이 되는 올해를 기념하기 위해 12월에 개최되는 ‘대고려전’에 북측 문화재를 함께 전시할 것을 제의했고, 김 위원장은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 위원정이 서울로 답방오면) 우리 국민들께서도 김 위원장을 직접 보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번영에 대한 그의 생각을 육성을 통해 듣는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며 “‘평양공동선언’을 빠르게 실행하기 위해 범정부적 추진체계를 마련하고 남북고위급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에 개최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국회의 초당적 협력도 다시 한 번 당부 드린다”며 보고를 맺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백두산 정상과 천지에 오르는 것으로 2박3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