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출산율로 위기에 처한 한국이지만
미래 저출산문제 당사자가 될 청소년들
현실적 대책 제시하는 모습서 희망 엿봐

 

박형태 인구보건복지협회 인구전문강사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이 올해 초부터 언론사마다 브레이크뉴스로 장식되고 있다. 상반기 합계출산률이 결국 1명 이하로 떨어지면서 전국이 초비상이다. 국가의 존립 문제로 여겨지면서 지자체마다 처절할 정도로 출산율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며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농어촌 지역은 출산장려에 사활(死活)을 걸고 있는 추세다. 머지않아 사라질 마을과 지역이 점쳐지기도 한다. 울산의 5개 구·군 가운데 울주군도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특별대책반이 가동될 모양이다. 

일주일 전 U고등학교 1~2학년 전교생 대상으로 저출산 문제에 관한 청소년 인구인식 문제발표 대회를 거쳤다. 이 학교는 저출산문제 해결을 위해 H민간단체 인구문제홍보팀과 저출산 인구문제에 대한 발표대회를 지난 1년 전부터 기획했고, 대회에는 교내 예선을 거쳐 8명(1학년 4명, 2학년 4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참으로 의미 있고 효과적인 시간이었다.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은 기성세대보다 더 저출산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도 구체적이고 신랄하게 제시하고 있어 든든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했다.  

발표에 나선 8명의 학생들은 발표를 위해 인구문제 관련 많은 자료를 찾아냈고, 나름 자신의 수준으로 만들어 발표했다. 그 과정 자체가 저출산문제 해결의 출발선이었다. 저마다 자신의 해결방안을 다양하게 쏟아냈고 참가한 학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함께한 선생님들도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하루가 멀다않고 솟구치는 집값을 안정시켜야하고, 현재의 청년층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야하며, 물가 안정으로 안정적 가정을 만들어야하고, 일 가정 양립으로 여성에 대한 출산부담을 경감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뿐만아니라 다자녀가정에 전폭적 지원 방안마련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어느 발표자는 가정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토로했다. 가족의 필요성, 가족이 주는 심리적 안정, 가족구성원이 인생에서 갖는 의미를 적극적으로 발표한 대목은 단연 돋보였다.  
저출산 문제의 당사자는 우리 같은 기성제대보다 청소년들이다. 그들이 이 문제를 짊어져야 하고, 문제를 푸는 중심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앞으로 출산의 당사자들이고, 그들이 가족구성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가족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고, 가정의 필요성을 알려야 하고, 가족의 중심에 서야 저출산 문제가 풀릴 수 있다.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쓸쓸한 노년 예방책은 가족이었다. 외로운 인생 말년은 가족을 통해서 해소되고, 병듦의 고통도 가족이 있기 때문에 버텨 낼 수 있음을 깨닫게 될 때 모든 해결의 출발선임을 인식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이 이토록 현실적임에 안심이었고, 저출산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는 우리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해줬다.

1년간 준비한 이번 청소년 저출산문제 해결 발표프로그램은 지자체, 교육청, 단위학교, 민간단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힘을 합해야 가능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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