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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시] 괭이밥풀
19면 기사보기 신문보기 JPG / PDF
  • 이은주 시인
  • 승인 2018.10.09 22:30
  • 댓글 0


우리 아파트 마당 꽃밭엔 괭이밥풀이 모여 산다. 봄이 되어 언 땅이 푸들푸들 몸을 풀면 따듯한 기운을 한 데 모아 꽃을 피워 올린다. 하양 보라 꽃을 받들고 있는, 초록 잎들의 모양새가 곱다. 심장을 닮은 잎들, 둥글게 서로 손을 맞잡은 마음이 지극하다. 마음과 마음이 모여야 하나가 되는, 그 뭉침의 정점에 지극한 꽃길이 열린다. 그래야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는 밥풀, 밥꽃 천지가 환하게 열리는 법. 

우리도 이젠, 흩어진 마음 한데 모아 평화의 꽃밥을 지어야 할 때
둥글게 모여 앉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꽃밥을 나눠 먹어야 할 때
괭이밥풀처럼 모여서 하나의 꽃밥 공동체를 이뤄야 할 때, 이제는!

 

이은주 시인

 


◆ 詩이야기 : 산책을 하다 꽃밭 가득 나지막하게 피어 있는 괭이밥풀을 보았다. 하트 모양을 한 여러 장의 잎들이 모여 하양, 보라 꽃을 피워 올리고 있었다. 통일이 돼 온전한 평화가 찾아오면 우리도 저들처럼 평화의 꽃밥을 지어 나눠 먹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행복한 상상을 했었다. 요즘은 그 상상이 멀게만 느껴지지 않아 자주 설레인다.


◆ 약력 : 2000년『다층』으로 등단. 시집『긴 손가락의 자립』발간. 현재 시전문계간지『신생』 편집장을 맡고 있으며, 부산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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