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저유소 폭발 화재를 조사하는 수사 당국은 2차 합동감식을 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합동 감식에는 1차 때와 같이 경찰, 국과수, 가스안전공사, 소방 총 4개 기관이 참여한다.

경찰 관계자는 "1차 때 화재 현장을 전반적으로 살피며 불이 난 원인을 찾았다면, 2차는 유증기 발생 과정과 농도, 관련 시설에 대해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관계 당국은 불이 나 타버린 휘발유 탱크뿐만 아니라 근처에 있는 비슷한 구조의 탱크의 유증 환기구도 정밀 조사한다. 환기구 인화 방지망의 역할과 발생 유증기 농도 등을 조사해 풍등에서 시작된 불씨가 폭발로 이어진 과정을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저유소 인근에서 날아온 풍등이 저유소 휘발유 탱크 근처에 떨어지며 불이 나는 장면을 포착하고 풍등을 날린 스리랑카 근로자 A(27)씨를 긴급체포했다.

중실화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 단계에서 기각됐다. 휘발유 탱크 근처에 떨어진 풍등과 폭발 화재 사이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한편, 경찰은 영장 기각으로 48시간 만에 풀려난 A씨를 출국금지 하고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한다.

A씨는 1차 조사에서는 인근 저유소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지만, 2차 때는 "몰랐다"며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기존 고양 경찰서 수사팀에 경기북부경찰청 공역수사대 인력을 지원해 송유관공사 측 과실 혐의에 대해 집중 수사한다.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휘발유 탱크 옆 잔디에 풍등이 추락해 불이 붙었을 때부터 폭발이 있기까지 18분 동안 대한송유관공사 측에서 화재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진 만큼 업무상 과실 혐의가 있는지 규명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지난 7일 오전 10시 56분께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옥외탱크 14기 중 하나인 휘발유 탱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석유 260만 리터가 불타 43억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또, 저유소에서 약 25km 떨어진 서울 잠실 등에서도 검은 연기 기둥이 관측될 정도로 불길이 거세 인근 주민들은 휴일에 불안에 떨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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