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와 원전, 지진 등 자연재해로 위협받고 있는 울산의 각급 학교가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사실이 국감을 통해 확인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각 교육청 학교급별 스프링클러 배치현황’ 자료에 따르면 울산의 전체 323개 학교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48곳에 불과했다. 폭발사고나 화학물질사고 등이 우려되는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스프링클러 설치율은 14.86%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학급별로 유치원 79개 중 7개원(8.86%), 초등학교 120개 중 16개교(13.33%), 중학교 63개 중 10개교(15.87%), 고등학교 57개 중 13개교(22.80%), 특수학교 4개 중 2개교(50%)가 설치됐다.

특히 재난에 대응하기 힘든 재해 약자들이 다니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스프링클러 설치율이 각각 8.86%, 13.33%에 그쳤다. 화재 시 어릴수록 자기 방어능력이 떨어져 교사들이 학생 피난 위주의 구조 활동에 집중하게 되면, 초기 진압에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울산의 학교 스프링클러 설치율의 낮은 이유는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이 느슨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에 따라 모든 학교는 설치 의무를 가지는데, 제정 이전에 설립된 학교에 대해선 해당사항이 없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법적인 의무적용 기준은 모두 준수했다”며 “현재 법적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전 기숙학교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있고, 추후 다른 설치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진과 태풍 등 자연 재해에 취약한 노후화된 학교건물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위원회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초중고 학교건물 현황’에 따르면 울산 1,144개 학교건물 가운데 252개, 22.0%가 30년 이상 건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30-39년 사이의 건물이 148개였으며, 40-49년 건물이 98개, 50-59년 건물이 6개다.

급별로는 초등학교가 140개로 가장 많았으며, 고등학교 58개, 중학교 34개, 유치원 20개 순이다.

다만 울산시교육청 측은 교육부의 노후 시설 기준인 40년 이상 건물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30년 이상 건물을 노후 건물로 판단 4년에 한번 씩 정기 점검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연식이라는 게 최초 준공일을 기준으로 계산되는데 준공 당시에는 교실 한 칸, 두 칸이던 것을 증축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전체 건물이 노후화됐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울산의 경우 교육부 기준과 달리 30년을 기준으로 정기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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