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 현역 이발사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차로 한시간 거리에 있는 뉴윈저 ‘판타스틱 커츠(Fantastic Cuts)’ 이발소의 올해 107세 안토니 만치넬리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2007년 이미, 기네스북에 ‘세계 최고령 현역 이발사’로 이름을 올린 그는 지금도 매일 정오부터 오후 8시까지 쉬지 않고 일하는 모범사원이라 했다.

1911년 이탈리아 나폴리 인근에서 태어나 여덟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그는 열한살 때 학교를 중퇴하고 이발일을 한 것이 96년째다. 거동이 불편한 80대 고객은 친절하게 부축해 준다. 80대 ‘어린’ 고객에게 “당신도 나이 들어 보면 알겠지만…”이라는 농담도 즐겨한다.

그가 처음 이발일을 시작했을 때 이발료는 25센트(약 270원)였지만, 지금은 19달러(약 2만원)가 됐다. 가끔은 81세 아들의 머리도 깎아준다. 공휴일에만 쉬는 이발소는 그의 생일인 3월 2일이면 특별히 문을 닫고 생일파티를 연다.

“3년 임기 중 첫 1년 안에 ‘평생 현역사회’를 만들겠다.” 일본 자민당 총재에 재선된 아베 신조 총리의 말이다. ‘평생 현역사회’란 말은 언뜻 아름답게 들리지만 일본인들의 반응엔 체념과 냉소가 묻어 있다.

20여년 전, 일본정부가 연금 지급 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릴 때 제시한 ‘65세 현역사회’의 데자뷔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즉, 평생 현역사회란 연금을 주기 어려우니 ‘전 국민이 죽을 때까지 일하는 사회’를 뜻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일본에서는 “모두가 70세까지 일하는 인류 사상 첫 사회가 열린다”거나 “노후라는 개념은 사라질 것”이라는 디스토피아적 예측이 따른다. 그런데 우리나라 은퇴자들은 본인이 예상했던 시점 보다 8년 이상 빨리 직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65세에 은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보다 8년이 빠른 57세라는 얘기다. 이처럼 갑자기 은퇴하니 10명 중 4명은 노후 준비가 턱없이 부족했다.

제대로 받아보기도 전에 고갈을 걱정해야 하는 한국의 국민연금 문제를 생각하면 일본의 현실은 ‘강 건너 불’이 아니다. 그런데도 전 국민이 죽을 때까지 일하는 ‘평생 현역사회’라는 디스토피아가 너무 먼나라 얘기로만 들리니 어쩐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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