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정 기자

“인터넷 검색만 해보면 알 수 있는데 주최 측이 몰랐다는 말은 이해가 안 됩니다.”

올해 열린 고복수가요제와 관련해 대상, 금상, 인기상 수상자 자격박탈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기사가 나가자마자 울산 북구에 사는 40대 한 남성으로부터 이런 내용의 메일을 받았다. 늦은 나이지만 아내의 꿈을 실현시켜주기 위해 매니저를 자처해 직접 운전을 하며 전국방방곡곡 가요제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이 독자는 특정참가자들이 상금을 사냥하듯 여러 가요제에 얼굴을 내미는 것을 오래전부터 봐왔고, 이런 행태는 고인을 기리고 참신한 신인발굴이라는 가요제 취지와는 멀다고 생각, 시청과 협회에 항의했지만 달라진게 없었다고 한다.

고 고복수선생과 황금심 부부의 장남으로 30여 년간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고영준 씨 또한 기자와의 통화에서 “남인수, 현인, 이난영 가요제 등 아버지의 후세대들을 기리는 가요제는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한데 정작 그들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고복수 선생을 기리는 가요제는 홍보는커녕 울산연예협회의 집안잔치로 끝나고 있어 후배가수들에게 부끄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지역출신 문화인물의 업적을 기리는 문화행사는 예술적 안목과 깊은 철학이 있어야만 유지 발전된다. 이윤을 추구하는 이벤트업체처럼 단편적 사고로 접근한다면 수십 년 역사의 문화콘텐츠도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명확한 참가규정과 공정한 심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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