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노르웨이·일본 등 세계서 해상풍력산업 투자 박차
울산시도 새 먹거리로 동해앞바다 풍력단지 조성 추진중
내일 ‘신재생에너지 국제포럼’ 사업방향 모색 계기 기대 

 

김연옥 울산시 에너지정책담당

재생에너지는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여 에너지 고갈과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 중 풍력발전은 태양광 등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시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구밀도가 높고 육지에 비해 바다 영토가 넓은 우리나라는 해상풍력 사업을 하는데 어느 정도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바다영토가 육지에 비해 4.5배에 정도이므로 바다를 활용함으로써 땅도 아끼고 새로운 발전부지도 확보하는 셈이다. 제주도에 이미 30㎿ 규모의 탐라해상풍력 발전단지가 2017년부터 전기를 생산하고 있고 서해, 동해, 남해의 22개 후보지에서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해상풍력의 경우 건설과 운영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깊은 바다에서 공사를 해야 하므로 고난도의 토목기술이 필요할 뿐 아니라 생산된 전기를 육지로 보내기 위한 전선 설치에도 많은 돈이 든다. 그래서 해상풍력을 국가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는 영국, 대만, 일본 등은 보조금 지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해상풍력에 대해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가중치를 2.0~3.5를 주며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해외에서는 8MW 대형 터빈이 등장하고 풍력단지의 규모도 커지면서 발전단가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해상풍력발전 단지를 건설, 운영하는데 2010년에는 kWh당 0.17달러가 들었으나 2016년 0.14달러로 떨어졌다고 보고했으며 2022년까지 0.06~0.10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울산의 경우 동해 앞바다에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를 만드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깊은 바다 위에 떠 있는 해상풍력 단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짐으로써 어업활동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고 먼 바다로 나갈수록 센 바람이 일정하게 불어준다. 조선해양플랜트 분야에서 높은 기술적, 인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울산의 산업구조 역시 부유식 해상풍력에 적합하다. 영국, 노르웨이,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도 조선업이 위기를 맞자 해상풍력산업으로 새 일자리를 만든 사례가 있다.  

지난해 세계 최초 상업용(Pre-Commercial)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프로젝트인 ‘하이윈드 스코틀랜드(Hywind Scotland)’가 가동을 시작했다. 2001년 처음 아이디어가 나오고 2009년부터 8년간 실증운영을 한 후 지난해 30㎿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수심 95~120m 북해 바다에 설치된 6㎿급 풍력기 5기에서 3개월간 설비이용률(capacity factor) 65%를 기록했다. 육상풍력 이용률 37% 보다 높은 수치로서 대규모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단지의 성공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환경성 주도로 다수의 부유식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앞서 나가고 있다. 일본 고토시(五島市)에 설치된 2㎿ 사키야마 시범 프로젝트와 후쿠시마 포워드 14㎿ 프로젝트(2㎿, 7㎿, 5㎿ 각 1기)가 진행 중이다. 고토의 경우 1,800세대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고 풍력기 아래 어획량이 늘어나는 등 어민들의 만족도가 높아 내년 여름부터 2㎿ 9기를 추가로 더 설치한다. 

대만 역시 섬이라는 지형을 활용해 해상풍력 설치 목표를 3.5GW에서 5.5GW로 늘리는 계획을 세우고 2018년 4월 3.8GW 규모 프로젝트 입찰을 마쳤다. 12개 프로젝트 중 11개 사업자가 낙찰됐는데, 대만 철강회사인 CSC, 전력회사 타이파워와 덴마크의 Ørsted, CIP, 독일 DNK 등 해외 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17일 울산에서 세계의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했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신재생에너지 국제포럼’이 열린다. 영국 하이윈드 프로젝트, 포르투갈의 부유식 해상풍력 실증 프로젝트, 멀티 터빈을 도입한 영국 던레이 트리 프로젝트, 대만 국가주도 해상풍력 사업의 추진과정을 들고 토의하는 자리이다. 앞선 이들의 축적된 기술경험과 운영사례를 통해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속도감 있는 사업추진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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