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지역 일부만 참여, 경인지역 참여율 높아 '시민불편'

카카오의 카풀사업 진출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24시간' 운행중단에 나선 18일 전국적으로 우려했던 '택시 대란'은 없었다.

기사들은 대부분 평소처럼 영업에 나서거나 일부만 운행중단에 참여했다.

경기·인천 등 일부 지역에서만 수만 대가 운행을 중단해 시민들이 출근길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5시께 신촌, 홍대 입구 등 서울 시내 번화가 근처에서는 '빈차' 표시등을 켜고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강남대로 등 서울 시내 도로 곳곳에서도 손님을 태운 택시가 눈에 띄었다. 간혹 뒷유리창에 '카풀 앱 불법 자가용 영업'이라는 문구를 붙인 택시들이 보였다.

택시업계의 운행중단 예고에도 기사들은 사납금을 벌어야 하는 등 '밥벌이'에 나선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2시부터 운행했다는 법인택시 기사 구 모(52) 씨는 "개인택시는 모르겠지만, 법인택시는 사납금을 빼주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오후에 열리는 집회도 간부나 (오늘 운행을) 쉬는 사람만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충남 지역에서는 기사 900여명이 서울에서 열리는 '카카오 카풀 반대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 상경 집회에 나섰지만, 교통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주로 시·군 대표자와 휴무일인 개인택시 사업자 위주로 집회에 참여하고 파업은 하지 않기로 자체 결의해 대전의 개인택시 5천352대와 법인택시 3천312대, 충남의 개인택시 4천대와 법인택시 2천대 등은 대부분 정상 운행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도 800여명의 기사가 상경 집회에 참석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부제로 일하지 않는 기사와 업체 관계자여서 택시 운행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한 택시 운전사는 "서울 등 수도권과 달리 지역에서는 개인·법인택시 자율로 운행중단을 결정해 참여자가 그렇게 많지는 않고 이에 따른 혼란도 크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광주·전남, 충북 등 다른 곳에서도 기사들이 운행에 나서거나 휴무자 위주로 운행을 중단해 별다른 혼란은 없었다.

그러나 경기와 인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체 기사 중 절반 이상이 운행중단에 참여하는 등 다른 지역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경기도에서는 법인택시 기사 1만496명, 개인택시 기사 2만6천608명 등 총 3만7천104명 중 절반이 넘는(54%) 2만여 명이 운행중단에 참여했다.

이에 경기도는 각 도로전광판과 버스 안내판을 통해 운행중단 사실을 알리고 출퇴근 시간 버스 배차를 늘렸지만, 시민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수원에서 신분당선을 이용, 성남으로 출근하는 김모(34) 씨는 평소 택시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이동했지만, 이날은 택시가 잡히지 않아 부득이 자가용을 이용했다.

김씨는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거리가 있고 버스 배차시간도 길어 주로 택시를 이용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배차가 안 돼 차를 끌고 나왔다"며 "회사에 주차공간도 없어 별수 없이 유료주차장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도 등록된 택시 1만4천371대(개인 8천986대, 법인 5천385대) 중 절반가량인 7천여대가 이날 운행중단에 동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시는 비상수송대책을 가동, 인천지하철 1·2호선은 이날 출퇴근 시간대와 심야시간대 모두 4차례씩 추가 운행하고, 막차도 1시간 연장해 19일 오전 2시까지 2차례 추가 운행할 예정이다.

이번 운행중단은 카카오의 카풀산업 진출로 인한 택시업계와 카카오 간의 갈등으로 발단됐다.

택시업계는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는 현행 운수사업법을 위반한 엄연한 불법이라며 현행법에 카풀이 가능한 '출퇴근 시간'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사실상 24시간 운영, 택시 생존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 측은 택시 수요가 시간·장소에 따라 급격히 변하지만, 공급은 경직돼 수급 불균형이 생기고 있다며 서비스 도입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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