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불시 점검하면 점수 급락…"질 관리 안 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의 평가인증을 받지 않은 어린이집이 전국 적으로 856개소에 달하고, 이중 개원한 지 10년이 넘은 어린이집은 227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집들은 평가인증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아도 이후 불시점검에서는 점수가 크게 하락하는 경우가 많아 인증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정의당) 의원이 한국보육진흥원에서 받은 '어린이집 평가인증 추진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전국 어린이집 3만9천246개소 가운데 평가인증을 유지하고 있는 어린이집은 3만1천474개소로 인증률은 80.2%다.

개원하고 평가인증을 단 한 번도 받지 않은 어린이집(최근 2년 신규 개원 어린이집은 제외)은 856개소로 가정어린이집 350개소(40.8%), 민간어린이집 302(35.3%)개소, 직장어린이집 134개소(15.7%) 등이었다.

이들 어린이집의 운영 기간을 보면, 개원 10년 이내 629개소, 10∼19년 159개소, 20∼29년 66개소였다. 30년 이상 된 어린이집은 2개소로 1980년에 설립된 경남 고성군의 한 법인어린이집과 1986년 설립된 충북 청주시 한 민간어린이집이었다.

정부는 어린이집의 신청을 받아서 보육환경, 운영관리, 보육과정, 상호작용 및 교수법, 건강·영양, 안전 등의 영역별·항목별로 평가해 점수를 매기고 75점 이상이면 인증을 부여하는 어린이집 평가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보육진흥원이 복지부의 위탁을 받아 평가하고 있으며, 해마다 1만1천여개 어린이집이 평가를 신청한다.

윤 의원은 "평가인증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무조건 좋은 어린이집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평가인증 제도가 전국 어린이집에 대한 질 관리에 좋은 영향을 끼쳐온 것은 사실"이라며 "평가인증이 의무가 아니다 보니 관리·감독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보육진흥원은 평가인증 품질관리를 위해 2012년부터 평가인증을 유지하고 있는 어린이집을 무작위로 선정해 확인점검을 벌이고 있는데 이때 나온 확인점수는 평가인증점수와 큰 차이를 보였다.

남인순(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받은 '평가인증 및 확인점검 점수표'에 따르면, 2017년 평가인증에서 95점 이상을 받은 어린이집은 전체의 70.5%였으나, 확인점검에서는 13.2%에 불과했다.

지난해 확인점검을 받은 어린이집은 2천243개소였으며, 확인점수가 평가인증점수보다 하락한 어린이집은 전체의 89.4%에 달했다.

남 의원은 "최근 3년간 아동학대로 평가인증이 취소된 어린이집이 135개소로 평가인증이 어린이집의 질 관리를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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