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숙련기술인 양성 중요
울산과학대 ‘일학습병행제’ 학위과정 도입
지역 구인․구직 문제 해결할 수 있는 열쇠

이남우
울산과학대 세무회계학과 교수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불행한 일이라도 끊임없이 노력하며, 강인한 정신력과 불굴의 의지로 힘쓰면 불행도 행복으로 바꿔 놓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현대에는 이 같은 의지력보다는 “전화위복이 될지 누가 알랴”라는 말로 요행이 강조돼 쓰인다.

일본 아이모리 현에 큰 태풍이 지나간 바람에 사과의 90%가 떨어져 수확량이 대폭 감소했다. 농민들은 기발한 발상으로 직접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그들은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고 나무에 매달려 있는 사과를 ‘거센 비바람과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는 행운의 사과'라고 이름을 붙여 원래 사과의 10배에 가까운 가격으로 팔았고 이 사과는 입시 때마다 합격을 기원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입소문을 타서 대학입시 합격 기원 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지금의 우리나라는 청년실업이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인공 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돼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산업혁명인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대졸 미취업자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장기간 취업 재수를 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시달린 채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고용 부분에서의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격변의 위기 속에서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먼저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업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실무역량을 갖춘 숙련기술인의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산업현장의 맞춤형 숙련기술인을 육성하는 일학습병행제가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일학습병행제란 기업이 취업을 원하는 청년 등을 근로자(학습근로자)로 채용하여 기업현장에서 체계화된 현장교육과 대학에서 이론교육을 병행해 실시하고, 교육훈련을 마치면 역량을 평가해 국가기술자격을 부여하거나 대학교의 학위를 취득하는 제도이다. 참여기업의 조건은 상시근로자수(고용보험 가입자) 5명 이상인 기업이며  CEO의 HRD에 대한 의지가 높은 기업이다.

학습근로자는 대학에서 주당 9시간 내외의 이론을 배우고 나머지 학점은 현장에서 업무 진행내용이 실무교육으로 인정되어 해당 학과의 수업기간(2년 ~3년)이 지나면 전문학사의 학위를 받을 수 있다. 학습근로자 조건은 경력, 학력에 상관없이 해당 기업 근무경력이 입사일로 부터 1년 이내의 신규 입사자에게 자격이 주어진다. 학습근로자는 회사에서 근무시간 내 실무교육(OJT)과, 연간 30주(주1회 출석, 방학기간 제외) 대학교이론 교육(Off-JT)으로 전문학사 취득할 수 있다. 학위과정의 학습근로자로 정해지면 해당대학 등록금은 전액 국가에서 부담한다.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는 기업체에게는 학생(학습근로자) 1인당 현장훈련비용(OJT‘ 근무시간 內 훈련), 학습근로자 훈련지원금, 훈련에 따른 행정지원수당, 학습근로자교육담당 수당 등 학습근로자 1인당 연간기준으로 약1,000만원이 기업체 훈련금으로 지급이 된다.

  일학습병행제는 독일․스위스 등의 도제제도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도입한 제도이다. 선취업, 후학습 시스템으로 기업현장에서 배우고 필요한 이론교육은 교육 훈련기관에서 받는다. 참여 기업 선정 시 업종 또는 직종에 제한이 없으며, 도제식 현장훈련이 가능하다면 어떤 직종이라도 참여가 가능하다. 현재까지 일학습병행제에 선정된 기업을 분석해보면 기계 직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나 전기전자, 경영, 세무회계 분야도 존재한다. 울산에서는 유일하게 울산과학대학교에서 일학습병행제 학위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일학습병행제는 청년 실업 문제에도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다. 일학습병행제는 지금의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인 동시에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숙련기술인을 육성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