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철학과 김진 교수가 ‘칸트와 종교’(752쪽, 6만원)를 출간했다.

김 교수는 ‘칸트와 종교’를 통해 칸트가 그 자신의 철학적 사유 체계를 확립해 가는 추이와 맥락을 살펴보고, 그가 서구의 대표적인 신앙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 기독교의 교의체계를 넘어서서 어떻게 종교 일반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전개하는지, 그리고 그와 같은 새로운 이성신앙(종교신앙)은 현대 종교다원주의를 비롯한 종교철학의 방법론 등에 어떤 의미로 독해될 수 있는가를 다루었다.

저자는 칸트의 종교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 ‘요청(Postulat)’ 개념에 있다고 봤다.

이 개념은 당시 칸트가 그의 시대에서 직면했던 문제들을 무모순적으로 해결하려는 철학적 숙고들의 성과였다고 보았기에 그의 종교철학적 기획들을 요청적 사유방법론의 시각에서 조망하고 정리해 기존의 칸트 연구와 차별화시켰다. 이처럼 저자는 칸트의 종교철학적 논의에서 요청이론을 그의 핵심사상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상호문화적 이해를 위한 해석학 또는 종교대화 방법론으로 승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이 책은 칸트의 순수이성, 실천이성, 판단력에 대한 비판과 함께 종교이성에 대한 비판을 시도했다. 칸트의 종교철학적 주장들은 당시의 그리스도교 신앙 정책과 충돌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종교사상가들과 신학자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칸트와 당시 그리스도교의 주장 내용이 어떻게 다른지, 칸트의 종교 주장은 그 이후의 종교사상, 특히 독일관념론의 종교철학, 유대교사상, 개신교사상, 가톨릭사상 등과 종교다원주의 사상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조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칸트의 종교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뿐만 아니라, 그것이 당대의 유대교, 천주교, 개신교 등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불교처럼 유럽 종교와는 매우 이질적인 문화권의 종교관에도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어떤 의미로 새롭게 해석될 수 있는가를 살펴봤다.

저자인 김진 교수는 한국칸트학회 회장과 대한철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인생교과서 칸트' 등의 저서를 펴냈다.

주요 전공 분야는 독일 근대 및 현대철학, 종교철학, 심리사상이며 현재 철학과 및 심리상담학전공에서 ‘형이상학’, ‘실존심리학’, ‘심리사상사’, ‘정신분석과 종교’, ‘로고테라피’ 등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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