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여년동안 방치돼 왔던 신진여인숙은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예술플랫폼'으로 변용됐다. 사진은 신진여인숙 전경.   
 
   
 
  ▲ ‘장생포 새뜰마을 구 여인숙 아트스테이 조성사업’으로 탈바꿈한 신진여인숙은 문화거점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 청년작가 등 건물 곳곳에 자리 잡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5일 청년활동가들이 신진여인숙을 찾아 회의를 하고 있다.   
 
   
 
  ▲ 울주군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이뤄질 언양읍 남,동부리 일원 항공사진.  
 
   
 
 
   
 
  ▲ 동구 '도심 속 생활문화의 켜, 골목으로 이어지다'는 조선업 호황기 때 호황을 누렸지만 지금은 쇠락한 명덕 골목길을 활성화 할 예정이다. 사진은 동구 도시재생사업 예상지.   
 

[울산, ‘아티스던시 시티’를 꿈꾸다] (6·끝) 청년작가·주민 함께 원도심 일깨우는 울산발 도시재생프로젝트

불과 수 년 전만 하더라도 울산은 ‘재개발’만 알고 ‘재생’은 몰랐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렇던 울산이 자동차·조선 등 주력산업 침체로 힘을 잃자, 자생력이 필요했던 지자체는 도시재생이라는 영역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이제 울산도 동구 조선소, 남구 장생포 공장 등 한때 잘 나갔지만 빛을 잃어버린 산업현장 또는 생활터전들에 눈길을 주고 있다. 꺼진 불도 다시 보고 있는 울산. 이 도시가 성공적으로 재생프로젝트를 끝낼 수 있는 해답을 얻기 위해 길을 나섰다. 몰락한 제조업을 예술문화로 부흥시킨 영국 런던·버밍엄, 예술가와 대중의 힘으로 성공시킨 프랑스 파리, 제한 없는 예술문화향유의 공간으로 거듭난 대전을 직접 찾았다. 이들 도시는 ‘아티스던시 시티’를 꿈꾸는 울산에게 어떤 것을 제시했을까. 또, 지금의 울산은 어떤 재생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을까. <편집자주>

◆ 45년 된 ‘신진여인숙’이 청년작가 ‘아트스테이’로

울산 남구는 지난 9월12일 ‘장생포 아트스테이’를 공식 개관했다. 장생포 아트스테이는 1972년 지어진 옛 신진여인숙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며 예술적 감각을 결합한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1층은 마을공방, 북카페, 마을안내소 등의 복합 커뮤니티 공간이며 2층은 작품활동공간, 전시실 등 청년 입주작가의 예술활동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는 남구문화원이 위탁운영하고 있다.

이 여인숙은 원래 포경의 전진기지였던 장생포를 오갔던 수많은 뜨내기와 뱃사람들의 쉼터이자 잠자리였다. 그러다 1980년대 포경업이 법적 금지되면서 10년여 전 폐업한 뒤 방치돼 왔다. 이를 눈여겨보던 남구는 지난해 중순부터 이 여인숙을 리모델링해 예술적 감각을 결합시킨 문화거점 공간 조성을 골자로 하는 사업을 구상했다. 이른바 ‘장생포 새뜰마을 구 여인숙 아트스테이 조성사업’인데, 약 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여인숙의 원형성과 시간성을 보존한 ‘문화예술플랫폼’으로 변용키 위한 건물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이후 남구는 지난해 11월 다양한 청년작가들이 장생포 곳곳의 이야기를 재해석해 낸 작품들을 전시한 ‘창(蒼)·생(生)·전(前)’ 선보이며, 여인숙 재생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개관한지 2개월가량 지난 현재는 청년작가들이 건물 곳곳에서 자리를 잡고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펼치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이곳 장생포 아트스페이는 장생포 주민들과 청년예술가들이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 장생포의 새로운 문화거점장소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울산, 정부도시재생 뉴딜사업 국비 300억 원 확보

현재 울산은 남구 장생포 사례뿐만 아니라 지자체별 도시재생프로젝트 추진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중구 병영2동, 남구 옥동, 동구 서부동 명덕 일원, 울주군 언양읍 등 지역 4곳이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울산이 확보한 국가 예산은 300억 원.

먼저, 중구 ‘깨어나라! 성곽도시’는 우리동네살리기유형으로 병영2동 108번지 일원에 성곽문화 전시관, 커뮤니티센터, 마을주차장, 공공임대주택, 병영성 이야기길 등을 조성하는 거다. 중구는 병영성 자원을 활용해 지역정체성을 살려 경제활성화를 도모하고, 기반시설 확충으로 주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동구 ‘도심 속 생활문화의 켜, 골목으로 이어지다’는 일반근린형으로 조선업 호황기 때 제1상권이었지만 이제는 쇠락한 명덕 골목길을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동구는 서부동 일원에 리얼소통발전소, 스마트 주차타워, 골목갤러리, 공원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울주군 ‘전통의 보고, 언양을 열어라’는 일반근린형으로 언양읍 남부리 124-2번지 일원의 상권을 활성화하고, 주민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울주군은 지역상사컨설팅과 브랜드창출 지원, 스토리가 있는 골목길 조성 등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남구 ‘청·장년 어울림 혁신타운’은 공기업제안형으로 옥동 군청사 이전으로 인해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사업이다. 그린로드조성과 집수리 지원, 공영주차장 조성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각 사업의 국비 지원액은 중·남구 50억원, 동구·울주군 100억이며, 시비 150억원, 구비 150억원이 투입돼 2022년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의 인구감소, 산업구조 변화, 주거환경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구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이라며 “이를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도록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정답은 “지역문화와 아트의 공간개방성”에 있다고 한 이들

전 세계적으로 도시재생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거나 진행 중인 영국 런던·버밍엄, 프랑스 파리, 그리고 대전과 비교했을 때 울산은 어떨까. 울산발 프로젝트에는 이들 도시의 핵심 포인트들이 현 사업에 잘 녹아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울산의 지자체는 너도나도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앞장서며 사업 추진에 분주하지만, 아직 각종 사회적 기반과 주변 환경을 조성하고 닦아야 하는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이들 선진지의 도시는 하나같이 ‘주민’ ‘문화예술’ ‘개방성’ 세 가지 요소를 제시하고 있었다. “‘아트’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공공’ 시설로 이끄는 동네조성이 최우선”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이들 도시를 통해 배울 건 확실해졌다.

짧게는 내년, 길게는 내후년부터 본격 시동이 걸릴 울산 도시재생프로젝트. 울산은 이제부터라도 국내·외 성공사례와 위 세 가지 요소를 참조해, 주민과 문화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 재생콘텐츠 기획으로 경제도 살리고 지역이미지도 개선할 수 있는 진정한 ‘아티스턴시’를 꿈꿔야 할 때다.

글=이다예 기자 / 사진=박수지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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