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필 등을 그대로 베낀 ‘가짜 계정’으로 돈을 요구하는 메신저피싱이 성행하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톡 대화 캡처본(독자제공)  
 

“형수님, 죄송한데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얼마전 김모(32)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 아내 A씨에게 다급한 카카오톡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갑자기 돈이 필요하다며 92만원을 특정 계좌로 보내달라는 것. 아무래도 의심스러웠던 김씨는 직접 전화를 걸었고, A씨는 그런 메시지를 보낸 적 없다며 황당해 했다. 그제야 김씨는 프로필 등을 그대로 베낀 ‘가짜 계정’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최모 (43)씨는 최근 지인으로부터 사기꾼이라는 누명을 썼다. 최씨의 카카오톡 아이디를 사칭한 사람이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한 뒤 잠적해버렸기 때문이다. 다행히 실제 송금한 사람은 없었지만, 본인의 사진, 말투까지 똑같은 가짜계정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전국적으로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한 피싱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울산지역에도 피해 사례가 나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메신저 피싱 사기단 수법은 이렇다. 보안이 취약한 웹사이트나 네이버, 구글 등 포털 사이트 아이디를 해킹한 후 그 계정에 연동된 전화번호를 확인한다. 이곳에 저장된 전화번호, 사진 등을 사칭해 돈을 요구한다. 최근에는 프로필사진, 말투 등까지 분석하는 등 더욱 치밀해지고 있다. 피해금액은 대부분 100만원 미만의 소액으로, 보통 지인을 사칭해 돈을 요구한다.

정확한 피해건수는 집계되지 않지만, 남부경찰서에는 하루 평균 3~4건, 중구·동구·울주군도 하루 평균 1~2건의 피해가 접수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번호와 계좌를 추적하면 대부분 대포폰과 대포통장인 경우가 많아 수사가 쉽지 많은 않은 상황이다.

메신저 피싱 범죄가 끊이지 않자 경찰은 교육 등을 통해 피해자 최소화에 집중하고 있는 한편, 전화번호 등이 연동되는 주요 포털의 아이디는 해킹당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도 당부했다.

특히 네이버, 구글 등 주요 포털 사이트는 주소록 연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한번 해킹되면 범죄 표적이 될 우려가 크다. 보안이 취약한 쇼핑몰, 커뮤니티 등에서 사용하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주요 포털에도 동일하게 사용하면 연달아서 해킹당할 위험이 있다. 평소 내 계정으로 다른 인터프로토콜(IP)에서 접속하는지를 수시로 확인할 필요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돈을 입금한 경우에는 즉시 입금 은행에 전화나 방문해서 지급정지 요청하고, 경찰에 신고하면 후속 조치해야한다며”며 “전화로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수법과는 달리 카톡을 이용해 소액을 노리는 피싱사기를 막기 위해서는 설령 친한 사람이더라도 반드시 확인된 전화번호로 다시 통화해볼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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