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 울산 채용박람회장이 구직자들로 북세통을 이루고 있다. 우성만 기자  
 

구인기업 100개사 참가, 300여명 채용
AI 면접 체험관 눈길

울산의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청년 실업, 구직난 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중구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꿈 잡고(job go), 희망 잡고(job go)-2018 울산채용박람회’에는 얼어붙은 지역경기를 실감하듯 3,000여명의 구름인파가 몰렸다.

이날 행사장에 부인과 동행한 배 모(57·동구 전하동) 씨는 “연초 일자리를 구하러 왔는데, 막막한 상황이 나아질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배 씨는 “울산 지역경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세상 사람 다 아는 이야기”라며 “20년간 조선소 용접일을 하다가 최근 일감이 없어 관두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맞벌이하고 있는 부인도 이번 채용박람회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해 같이 왔는데, 둘 다 마땅한 일거리를 찾길 바라는 마음으로 왔다”고 덧붙였다.

‘60세 이상’을 위한 취업상담도 현장에서 이뤄졌다. 대한노인회 울산시 취업지원센터가 마련한 상담부스에는 아파트경비원 등을 희망하는 고령의 구직자들이 몰렸다. 신 모(65·남구 무거동) 씨는 “퇴직한지는 한참 됐는데, 손자가 학교에 들어간다고 해서 용돈이라도 몇 푼 꼬박 챙겨주고 싶어 경비원 일이나 해볼까 싶어 나와봤다”며 “돈 없으면 어른 노릇하기도 힘든 세상”이라고 말했다.

이번 채용박람회는 현장·사무직을 비롯해 사회복지사, 간호사, 간병사 등 여러 직종의 구인이 실시된 만큼, 다양한 연령과 계층이 대거 참여했다. 울산에너지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최지민·이나영(신재생과) 학생은 “몇몇 친구들은 오늘 좋은 결과를 얻고 가는 것 같아서 구직활동에 더욱 분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 모(22·울산과학대 전기공학부) 씨도 “졸업 전에 취업하는 게 가장 효도라고 하던데 부모님께 죄송하다”며 “올해가 가기 전까지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회사에 꼭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중년여성 참가자들 모습도 눈에 띄었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퇴직자 김미자(48) 씨는 “퇴직 후에 소일거리를 하는 중인데, 이번 기회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아침부터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박람회에는 인공지능으로 인성·적성과 역량을 검증하는 ‘AI 면접 체험관’이 마련됐는데, 대기업을 희망하는 청년구직자들을 비롯해 100여명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AI와 50분간의 면접을 끝내고 나온 견종웅(중구 병영동·30) 씨는 “최근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면접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험삼아 해봤다”며 “실제로 해보니,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 어색하기도 하고 또 답변 시간이 정해져있어 훨씬 어렵게 느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울산시가 주최하고 (재)울산경제진흥원이 주관한 채용박람회에는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인 한국동서발전의 협력사 엔엑스테크놀로지 등 20개 협력사, 한국에너지공단 협력사인 럭스코 등 6개사, 지역 항만 해양업계 유망 중소기업 6개사, 지역 강소기업 등 100개사가 참여해 다양한 직무에서 인재를 찾았다.

이번 채용박람회를 통해 모두 300여명의 구직자가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항만공사 협력사인 (주)디엔비로지스틱스 채용담당자는 “현장·설계 분야 직원 4~5명 정도 채용 예정인데, 오늘 30명 가까운 지원자들이 면접을 봤다”며 “좋은 인재가 많이 지원해서, 회사와 구직자 모두 좋은 결과 낳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울산고용복지플러스센터, 조선업희망센터 등 17개 지역 취업 지원 기관도 참가, 기관별 일자리 정책을 소개하거나 구직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국동서발전과 한국에너지공단은 별도 홍보관을 열어 공공기관을 소개하고 추진 사업을 안내했다.

이밖에도 시는 구직자 취업 스킬과 면접 능력을 키우기 위해 채용방법 소개와 면접을 위한 이미지 연출 특강, 명사 특강, 취업 컨설팅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준비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채용박람회가 구인·구직자 모두에게 다양하고 폭넓은 선택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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