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만 울산시 농정담당

오는 11일은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이다. 흙에서 나서 흙을 벗 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흙 ‘土’ 자가 겹친 ‘土月土日’을 상정했고, 이를 아라비아 숫자로 풀어쓰면 11월 11일이 된다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날을 빼빼로데이로만 알고 있어 늘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의 농업·농촌 현실을 살펴보면, 시장개방으로 수입의 급격한 상승과 생산량증가, 농산물가격 하락,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되는 농가의 교역조건으로 도시와 농가의 소득격차는 지난해 최고조에 달했다. 농민들은 여전히 인력수급 불안정, 대규모 가축 질병 발생, 기후변화와 재해, 식품안전성 신뢰도 저하와 낮은 경작규모로 인해 20년째 농업소득이 1,000만원 수준이다. 

선진국들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농업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인류가 생성된 이래 식량의 안정적 공급, 안전한 식품의 생산, 자연환경 보전, 사회적·문화적 발전과 농업이 갖는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사이몬 쿠즈네츠’는 “후진국이 공업발전을 통해 중진국까지 도약할 수는 있으나, 농업농촌 발전 없이 선진국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세계 농식품산업의 시장규모는 6.1조 달러로(15년) 세계자동차시장(1.3조 달러)의 4.9배, IT시장(1.6조 달러)의 3.8배, 철강시장(0.8조 달러)의 7.3배 규모로 농식품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최선의 방책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농식품산업은 노동집약적 생산구조로써 타 산업 대비 고용유발계수는 농식품 26.2〉건설 8.0〉전기·전자 1.5명으로 상대적으로 고용창출 효과가 매우 높다. 그 밖에도 식문화 전파를 통한 국가위상 및 품격 제고, 농어업의 자신감 회복, 식량안보 및 환경유지 등 다양한 부분에서 기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 

우리는 농업·농촌이 안정되고 농민들이 잘 사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농산물 생산에 온 정성을 쏟는 농민들이 경제적으로도 이익이 되고, 보람도 찾아야 하는데, 그들에게 희생만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번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는 농업인과 농업계가 스스로 변화하여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강불식(自强不息)의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농업과 농촌의 미래를 위해서 농업계가 앞장서 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제23회 농업인의 날을 맞은 제21회 울산 농업인 대회는 ‘울산시민과 함께하는 행복한 농업’을 주제로 개최한다. 농업계만의 축제가 아니라, 도시는 농촌(자연)을 포용하고, 농촌은 도시를 포용하는 상호작용으로 나아가 시민이 함께 하는 시민의 축제로 승화될 수 있도록 농업계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오는 11일,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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