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속도로 중 가장 높은 누적이익
통행료가 유료도로 건설유지비 초과
투자액 회수 후엔 통행료 폐지가 마땅
시-도로공사, 요금 인하 등 협의 필요

 

이남우울산과학대학교 세무회계학과 교수

울산~언양간 고속도로 통행료 폐지에 대한 논란이 올해 초 재 점화 됐다.
울산 중구출신 자유한국당 정갑윤 국회의원에 의해 통행료무료화를 위한 관련법 개정에 나선데 이어, 울산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범시민추진위원회도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및 일반도로화 요구를 바라는 시민 1만6,071명의 서명지를 청와대와 정부에 제출했다. 향후 이에 대한 판가름은 국토교통부의 판단과 결정에 달려있지만 그 과정에서 울산시의 확고한 의지와 행정력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 판단된다. 이에 대해 정부가 향후 어떠한 결과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울산~언양간 고속도로는 지난 1969년 건설돼 내년이면 50년을 맞는다. 14.9㎞구간의 울산선(언양~울산)은 그동안 통행료로 총 1,762억원의 누적이익이 발생해 총 투자액 720억원보다 1,042억원이 더 많은 수익이 발생했다. 또한 울산선 고속도로는 27곳의 전국 고속도로 가운데 누적이익이 건설투자비를 넘어 이른바 회수율 100%를 초과한 노선에 포함됐으며 울산선은 244%로 그 비율이 가장 높다.

통행료 또한 어떠한가? 울산선고속도로 14.9㎞ 구간의 통행료는 현재 승용차 기준으로 편도 1,600원이다. 고속도로 km당 주행요금 단가는 1종(승용차)기준했을 때 41.4원이다. km당 주행요금 단가에다 41.4원을 적용하면 울산~언양간 요금은 약 600~700원이 돼야 하고, 요금이 1,000원미만 금액이라 통행료로 1,000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는 1,600원을 받는다. ㎞당 요금을 41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2.6배인 ㎞당 107원을 받는 것이다. 참고로 울산~양산간 요금은 35.4㎞에 2,700원이다. 울산선보다 1.5배인 20.5㎞가 많음에도 1,100원만 더 받는 것이다.

‘유로도로법’은 통행료의 총액이 유료도로 건설유지비 총액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18조 통합체산제로 인해 경부고속도로 등 4개 유료도로는 통행료 총액이 건설유지비 총액을 초과했는데도 여전히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언양간 고속도로 통행료는 어떤 근거에서 이렇게 비싸게 받는 것인가? 울산선 고속도로 통행료가 비싸다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10여년 전부터 많은 울산시의원과 상공인 등이 수차례 정부에 같은 합리적 요금 체계를 요구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별로 달라진 것 없다. 아침저녁으로 국도 정체로 부득히 고속도로를 이용하고 있는 울산시민들이 비싼 통행 요금을 지불로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우리시와 가까운 부산의 경우 도심고속도로의 유료화가 폐지되면서 부산의 도로사정이 크게 개선됐다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 준다. 경부고속도로는 원래 30년 동안만 통행료를 받도록 계획됐다. 그러나 늘어나는 유지보수 비용으로 인해 현재도 계속 통행료를 받고 있는 실태이다. 늘어나는 유지보수 비용을 사용자가 부담하는 것은 인정한다. 왜 울산~언양간 고속도로에만 많은 통행료를 부과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해야 할 것이다.
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주장은 울산시민들의 당연한 권리 주장이다. 민자로 건설되는 도로나 교량, 터널은 한시적으로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이 관례다. 투자액을 회수하게 되면 통행료는 자연히 폐지되는 것이 마땅하다.

얼마전 정부는 유료도로법,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 등 개정을 통해 통행료 인하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연구기관, 민자 법인 등과 논의해 이번 로드맵을 마련했다. 총 3단계에 걸쳐 민자 고속도로 요금을 재정도로의 1.1배 내외로 낮추겠다는 것이 로드맵의 핵심이다.
고속도로 통행료는 국가재정으로 부족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도로이용자에게 통행료를 부담하게 하는 제도이며 도로공사의 존재 이유는 국민들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고 더 나아가 편의 증진에 있다.

일부에서는 통행료를 폐지하면 요금소 이전이나 지선문제 등 복잡한 문제가 많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지엽적인 문제다. 폐지하거나 요금을 낮추는 것을 울산시와 협의를 한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도로공사의 적극적인 자세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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