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에너지 관광자원 풍부한 울산
제주 올레길․호주 BHP제철소 처럼
발상 전환해 새로운 관광 상품화를

김종용
에너지경제연구원 대외협력홍보팀장

내가 ‘제주올레길’을 처음 안 것은 2008년 가을 어느 신문기사에서였다. 서명숙 이사장이라는 분이 기자 생활 23년을 정리하고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영감을 받아 2007년 9월에 제주올레1코스를 냈다. 그리고 ‘놀멍 쉬멍 걸으멍 고치 가는 길’(놀면서 쉬면서 걸으면서 함께 가는 길)을 목표로 제주 도내에 길을 연결해서 만들어 간다는 내용이었다.

필자는 길을 걷는 사람이 행복한 길, 길 위에 사는 지역민이 행복한 길, 길을 내어준 자연이 행복한 길을 목적으로 새로운 길을 만든다는 것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2002년부터 매년 개설하고 있는 에너지고위경영자과정 운영 책임자인 필자는 제8기 입학생들과 2009년 4월 23일 제주 연수 시 (사)제주 올레 서명숙 이사장을 특강 강사로 초청해서 강의를 들었다. 그 자리에 참석한 나와 제8기 입학생들은 ‘제주올레길’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성공을 확신했다.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이 지난 현재는 26개 제주 올레 길이 개척됐으며 매년 100만 명 이상 순례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제주올레길’ 코스로 포함된 서귀포 매일 올레시장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매출액을 올리는 전국적인 재래시장 명소가 됐다고 한다.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으로 2015년 3월에 울산에 온 필자는 울산 시민이 된 지 3년 8개월 차이다. 울산은 서울역에서 고속 열차를 타면 2시간 10분만에 울산역에 도착을 하고, 요금은 제주 항공 이용비의 약 ⅔ 수준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간절곶이 있는 울산은 제주 못지않은 관광시설이 많이 있다고 생각이 된다. 몇 달 전에 울산시 송철호 시장과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송 시장께서 현재 ‘십리대숲길’을 ‘백리대숲길’로 만들고자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고 했다.

필자는 제주 올레길 못지않게 울산 ‘백리대숲길’은 히트 상품이 되리라 여기고 있다. ‘제주올레길’은 순방향으로 한번 걷고 나면 역방향으로 걸어보기를 권하고 있다.
울산 ‘백리대숲길’은 왕복하면 이백 리 길이 되므로 충분히 1박 내지 2박짜리 도보여행 코스가 된다. 필자는 2007년 5월 22일에 제6기 에너지고위경영자과정 입학생들을 인솔해서 호주로 연수를 간적이 있다. 연수 시 포항제철에 반도 안 되는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당시 호주에서 가장 크다는 BHP 제철소를 방문했는데 관람료로 우리 돈으로 약 5만원을 내고 시찰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BHP 제철소를 방문하는 인원이 연간 수만 명에 달한다는 홍보 담당자의 이야기를 듣고 이것도 관광자원이 될 수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관람료는 무료이고 거기에다 방문 기념품까지 주는 포항제철은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은 자연이 물려준 관광자원 이외에 제조업과 에너지 분야에서 보여줄 것이 꽤 많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는 우리나라 제조업 간판으로 엄청난 규모의 시설 자체만으로 훌륭하고 웅장한 관광자원이다. 또 민간 기업이지만 SK에너지와 S-Oil은 정교하고 웅장한 원유 정제시설만으로도 방문객의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울산에 본사가 있는 한국동서발전에서 운영하고 있는 울산시 남구 용연방파제 인근에 소재한 울산화력발전소는 동해안 바닷가 경치 좋은 곳에 있어서 절경 및 시설을 한꺼번에 구경할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참고로 울산화력발전소에 지금은 가동 안 하고 있는 오래된 발전 시설은 영화 ‘공조’에서 촬영장소로도 활용이 됐다. 현재 정부는 탈 원전 정책을 기반으로 더 이상 원자력발전소를 건설 안 한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울산에 있는 최근에 준공된 신고리 3․4호기와 2020년대 초반에 완공 예정인 신고리 5․6호기는 최소한 설계 수명이 다하는 앞으로 60년 동안 한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원자력발전소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이것 또한 아주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백두산·금강산·설악산·한라산 등 명성이 자자한 것은 쉽게 관광자원이 될 수 있지만, ‘제주올레길’처럼 역 발상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새로운 관광자원이 만들 수 있다. 필자는 ‘백리대숲길’과 울산의 각종 첨단 제조시설을 한꺼번에 연계해서 관광 상품화되는 그날을 꿈꾸며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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