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기아차 중국사업총괄 이병호 사장  
 
   
 
  ▲ 중국제품개발본부장 차석주 부사장  
 
   
 
  ▲ 중국 지주사 총경리 이혁준 전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9월 보임 이후 사실상 첫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실적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 사업 쪽을 겨냥해 규모와 내용 면에서 전면적인 물갈이 인사를 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16일 설영흥 현대차그룹 중국사업총괄 상임고문을 비상임고문으로 위촉하고 이병호 중국사업본부장(부사장)을 사장에 발령하는 내용 중심의 인사를 단행했다.

화교 출신이면서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20년 이상 중국사업을 사실상 총괄했던 설 고문에 대한 인사는 그를 시작으로 그룹 내부 세대교체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설 고문은 2014년 현대차 충칭 공장 설립 허가 지연의 책임을 지고 당시 부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지만 사퇴 6개월만에 상임고문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정몽구 회장과 수십년 동안 인연을 맺은 설 고문 퇴진은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현대·기아차 중국사업총괄에 임명된 이병호 사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비서실장과 현대백화점 사장을 역임한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 동생이다. 이같은 인연으로 현대차에 입사 후 고속승진을 거듭해 왔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실세라인으로 불리는 동국대 3인방 중 한명으로 여겨졌다는 후문이다.

또 현대·기아차 중국기술연구소장 차석주 전무와 현대차그룹 중국 지주사 정책기획실장 이혁준 상무는 각각 부사장, 전무로 승진해 중국제품개발본부장과 중국 지주사 총경리에 보임됐다.
중국 현지 생산을 총괄하는 임원 인사도 이뤄졌다. 베이징현대창저우공장 문상민 상무는 베이징현대생산본부장에, 기아차 화성생산담당 김성진 상무는 둥펑위에다기아생산본부장에 임명됐다.

중국연구소와 지주사, 생산본부 등을 합쳐 중국사업본부에서 교체된 임원 규모가 2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업본부 내에서 임원들이 이 정도 규모로 한꺼번에 물갈이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일각에서는 중국부문 인사를 시작으로 연말, 내년 초 순차적으로 예정된 현대차그룹 임원 승진 및 사장단 인사에서도 정 부회장 색깔이 일부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시장으로 2016년까지만 해도 현대·기아차의 최대 판매처였다.

하지만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의 여파에 중국 현지 업체들의 공세 등이 맞물리며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반 토막이 났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 옛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결과는 부진하다. 작년보다 고작 10% 성장하는 데 그치며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결국 현대·기아차 실적 개선의 핵심열쇠가 중국 시장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에서의 반전 없이는 실적 회복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인사는 전폭적인 경영진 세대 교체를 통해 중국 사업에 재시동을 걸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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