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형 혁신학교 내년부터 4년간 10개교 운영
창의적 교육 과정·전문적 학습공동체 등 기대 
다양한 혁신으로 지역교육 희망의 씨앗돼주길

 

허성관 효정고등학교 교장

2019학년도부터 울산에서도 혁신학교가 운영된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17일 울산형 혁신학교인 ‘서로나눔학교’로 초등학교 9개교와 고등학교 1개교를 지정, 앞으로 4년간 운영한다고 밝혔다. 

혁신학교는 2009년 1대 민선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의 핵심 공약으로, 주입식 교육이 아닌 학생들의 다양한 역량을 키워주고, 협력적 학교 운영으로 질 높은 학교 교육을 만들기 위해 13개교를 지정·운영하면서 도입됐다. 이어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6개 시·도(서울·경기·강원·전북·광주·전남) 교육감이 2011년부터 본격 운영하기 시작했다. 

2018년 3월 기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중 대구, 경북, 울산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지역에서 초·중·고 포함 1,340개의 혁신학교가 지정·운영되고 있다. 그중에서 경기, 서울, 전북이 889개로 전체 혁신학교의 66%를 차지하고 있으며, 초등학교 59%, 중학교 30%, 고등학교 10% 순으로 지역과 학교급에 따라서 상당한 편차를 보인다. 

혁신학교는 진보교육감의 대표적 공약이자 교육정책이다. 교육공동체의 참여와 협력으로 교육과정과 학교 운영을 혁신해 창의적 민주시민을 기르는 공교육의 모델학교로 볼 수 있다. 그동안 혁신학교의 운영에 대한 교육 현장의 평가는 성과와 한계, 비판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며, 지역과 단위 학교별로도 평가 결과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쟁과 입시교육 위주의 학교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 창의적 교육과정 운영 및 수업 혁신,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 민주적 학교 운영 체제를 통한 학교 운영 혁신, 혁신학교의 지속적인 확대 등은 운영 성과로 볼 수 있다. 반면 학업성취도 저하, 혁신학교 간의 격차, 양적 확대에 따른 질적 관리 미흡, 교사 인사 시스템, 학교 구성원의 다양성 부족(특정 교직단체 중심 운영) 등의 적지 않은 해결 과제도 포함하고 있다. 

필자는 지금까지 전국의 여러 혁신학교를 방문했으며, 교육부 주관 혁신학교 운영 관리자 연수를 비롯해 다양한 연수를 통해 혁신학교에 대한 개념과 철학, 운영사례 등을 직접 체험하고 배우는 기회를 많이 얻었다. 혁신학교를 선도적으로 운영했던 서울과 경기도 등에서는 학교와 교사의 준비 정도나 자발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양적 확대를 추진한 결과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혁신학교의 철학과 취지에 맞게 제대로 운영되는 학교와 소위 ‘무늬만 혁신학교’로 불리며 다른 학교의 프로그램을 모방하는 학교, 학교 혁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학교가 핵심 구성원들의 이탈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흔히 보았다. 이는 혁신학교 운영이 그리 만만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혁신은 제안하기는 쉽지만, 실행하기는 어렵고, 지속하기는 극도로 어렵다고 했던 세계적인 교육개혁의 권위자 앤디 하그리브스(Andy Hargreaves)의 말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내년부터 도입되는 서로나눔학교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진보 교육감의 취임과 더불어 울산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점에서 학교 혁신에 대한 의지와 열정으로 울산교육의 혁신을 선도하게 될 서로나눔학교의 교직원 여러분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낸다. 혁신이라는 것이 때로는 힘들고 어렵기도 하겠지만, 울산교육에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뿌린다는 신념으로 한발 한발 전진해 나가기를 바란다. 아울러 서로나눔학교가 성공적으로 운영돼 울산교육의 혁신 모델이 됨은 물론 많은 학교에 일반화될 수 있도록 교육공동체의 적극적인 지지와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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